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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도 비상식적 투자 권유 땐 의심을… 가족해체는 막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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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범죄 당신을 노린다] <23> 친인척 상대 상품권 환매 사기
강명수 서울 양천경찰서 수사관
“가족 간에는 금전 거래를 하지 말라는 옛말도 있습니다. 친족 간의 투자나 금전 거래는 제3자와의 거래 때보다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2018년 평범한 주부의 260억원대 여행상품권 환매 사기 사건을 수사한 서울 양천경찰서 경제4팀 강명수 수사관은 10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조언했다. 강 수사관은 친족 사기 사건을 비롯해 각종 지능범죄ㆍ강력범죄 사건까지 두루 다뤄본 16년 차 베테랑 수사관이다.
강 수사관은 가족 사기 사건의 특징으로 사건 인지가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어릴 적부터 유대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에 쉽게 범행을 의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가족 간의 사기는 일반 사기 사건들과 달리 믿음으로 형성된 특별한 신뢰 관계가 범행의 바탕이라 피해자는 당하면서도 인지하지 못하거나 나중에 알았다 해도 어떻게든 범행을 덮으려 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더 많은 피해자가 생길 수 있고, 피해 규모가 커지기도 한다. 강 수사관은 “사건 인지가 늦어지면 1차 사기 피해자가 2차 피해자를 낳는 식으로 피해가 확대된다”며 “결국엔 가족들 간의 신뢰가 무너져 서로가 서로를 공범으로 의심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260억원대 상품권 환매 사기도 마찬가지였다. 가족뿐만 아니라 그들의 지인들까지 줄줄이 범죄에 말려들었고, 수사가 시작되자 피해자들은 피의자의 남편과 어머니의 공범 가능성도 제기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2014~18년)간 친족 대상 사기 범죄 피해자는 매년 400명 이상씩 발생하고 있다. 가족을 지켜주기 위해 신고 자체를 안 한 경우를 감안하면 실제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도 있다.
가족 간 사기가 의심되거나 피해를 입었다면 최대한 빨리 수사기관에 문의해야 한다. 피해가 확대되기 전 멈추게 한다면 가족 해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막을 수도 있다. 강 수사관은 “아무리 가족이라고 해도 상식적이지 않은 투자 권유에는 일단 의심부터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ㆍ사진=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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