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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끄려다… 호주 산불 ‘헬기 불똥’으로 다시 위기

입력
2020.01.29 09:35
수정
2020.01.29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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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호주 수도 캔버라 남쪽에서 산불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캔버라=AP 연합뉴스
28일 호주 수도 캔버라 남쪽에서 산불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캔버라=AP 연합뉴스

사상 최악의 산불이 잠시 잦아들었던 호주에 이번엔 군 헬리콥터에서 튄 불똥이 산불을 다시 불러왔다. 산불 진화를 위해 병력을 투입하다가 일어난 사고다.

27일(현지시간) 호주 수도 캔버라 남부 한 국립공원에서 군 수송헬기가 착륙하면서 기어 등에서 튄 불똥이 공원 내 원시림에 옮겨 붙으면서 산불이 일어났다고 재난 당국은 말했다. 수도 캔버라 외곽의 주택가에까지 불길이 다가오며 호주는 다시 위험에 빠졌다.

이 때문에 28일 인근 타르와 마을에서는 불덩어리들이 날아다니면서 새로운 불길을 만들었다. 이번 산불은 기존 진화전선보다 더 마을에 가까이 다가와 마을 주민을 위협하기 시작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비상대책본부는 이번 산불이 최고 수준인 비상사태에서 위험도 3등급 가운데 2등급으로 다소 하락했지만, 이번 불로 인해서 다시 걷잡을 수 없게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호주 소방당국은 캔버라 시내의 주민 4만2,000명이 화재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주에 이미 산불확산으로 폐쇄된 캔버라 공항 일대에서는 북쪽 주택가의 집들이 산불에서 일부 살아남았고 불은 꺼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남쪽에 다시 붙은 불 때문에 앞으로 진화에 몇 주일이 걸릴지 모르는 상황이다.

일기예보마저 앞으로 호주 남동부 지역에 더 심한 더위와 건조한 날씨를 예고하고 있다. 현재 여름철인 호주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장기간 계속되고 있는 사상 유례가 없는 대규모 산불로 3,000가구 이상의 주택이 소실되고 삼림 1,060만 헥타르가 초토화된 상태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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