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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2017년 한반도 전쟁 날 뻔”

입력
2020.01.19 09:53
수정
2020.01.20 00:3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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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사히 인터뷰 “북핵 실험 때 美국민 소개령 검토, 北 오판 우려 실시 안 해”

[저작권 한국일보]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한국일보 자료사진
[저작권 한국일보]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한국일보 자료사진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미 일각에서 제기되는 북미대화 실패론을 일축하며 양국이 앞으로도 대화 노선을 견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정세가 긴박했던 2017년 미 정부 내에서 한국과 일본에 체류 중인 미국인에 대한 대피계획이 검토됐다고도 전했다.

19일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미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인터뷰에 응한 브룩스 전 사령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진행된 북미협상이 이미 실패했다는 시각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북한이 벼랑 끝 외교를 펼치던 2017년과 다르게 지금은 북미 당국자 간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존재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대화의 길을 막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 발사를 반복, 한반도 전쟁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2017년 주한미군사령관을 지낸 그는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대화의 해법으로 “양국 정치 지도자 차원에서 서로에 대한 경의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북미 간 실무협의가 진전될 수 있도록 북한에 정당한 압박을 가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도 “김 위원장의 언동에 과잉 반응해선 안 된다”고 군사적 긴장 고조를 경계했다.

2017년은 전쟁에 가까운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고 브룩스 전 사령관은 회고했다. 그는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많은 나라가 전쟁 발발 가능성에 관심을 보였고, 각국 대사들이 물을 때마다 ‘우리의 목적은 김 위원장의 생각을 바꿔 외교적 노선을 정착시키는 것이지만 북한의 오판으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솔직히 말해줬다”고 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그러면서 당시 미국 정부와 상원에서 한국과 일본에 있는 미국 시민들을 조기에 대피시키는 계획이 검토됐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면서 “(나는) 북한이 상황을 잘못 읽음으로써 전쟁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반대했고, 결국 실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결국 대화 노선으로 돌아선 데 대해선 “한미 합동군사연습을 올림픽 뒤로 미룬 것이 북미 대화의 문이 열리는 계기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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