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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박보경 서울산업진흥원 콘텐츠산업본부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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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콘텐츠 가치 무궁무진… 정부 노력도 필요”
한때 4차 산업혁명이 일자리를 뺏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앞섰다. 그러나 콘텐츠 시장에서 4차 산업혁명의 고도화된 기술들은 꼭 필요한 존재다. 만화 시장만 하더라도 웹툰이 국내외에서 사랑 받으면서 만화시장 규모 상위 10개국 중에서 1.5%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 모바일이 발달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위기감이 전혀 없던 건 아니다. 종이에 그림을 그리던 작가들이 디지털 기술을 습득하지 못해 일자리를 잃는 부침도 있었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로 콘텐츠 시장은 점차 확대되고 있고, 그 기술 역시 콘텐츠를 만나 활용도가 다양해지고 있다. 이제는 웹툰이 국내·외에서 영화, 드라마로 판매되면서 디지털콘텐츠의 융·복합도 활발해졌다.
그러나 콘텐츠 제작자의 힘만으로 이룰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기술의 발달,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지원 등이 동반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박보경 서울산업진흥원 콘텐츠산업본부장은 “20년 전까지만 해도 스타트업이라는 개념이 없었는데, 어느새 IT벤처 붐이 일기 시작했다”며 “서울시는 ‘콘텐츠는 굴뚝 없는 공장’이라고 예견해 이 분야를 지원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선제적으로 투자에 나서면서 다른 지자체보다 일찌감치 콘텐츠 제작 인프라를 갖출 수 있었다.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탄생한 곳이 바로 서울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이다. 진흥원은 서울시 경제 산업을 진흥하고 서울 소재에 있는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종합적인 육성정책을 펼치는 서울시 출연 기관이다. 1998년 설립해 십여년 동안 창업 및 투자 지원, 마케팅 지원, 기업 기술 경쟁력 지원, 콘텐츠 산업 지원 등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그 중에서도 콘텐츠산업본부는 애니메이션, 만화ㆍ웹툰, 게임, 1인 미디어, 캐릭터 등 무형의 디지털 콘텐츠 산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 게임콘텐츠센터, 미디어콘텐츠센터 등을 운영하며 콘텐츠 개발 및 제작, 마케팅 등을 돕고 있다.
단순히 금전적인 지원만 하는 것은 아니다. 서울 소재 중소기업과 콘텐츠 시장을 연결해주거나 동종업계 종사자들의 소통 공간을 마련해주기도 한다. 박 본부장은 “B2B 네트워킹 플랫폼 사업처럼 만남의 장을 열어주는 것은 지원금 이상의 효과가 있다고 본다”며 “셀러와 바이어와의 만남, 국내 콘텐츠 기업과의 만남 등 수요가 있는 곳에 만남을 계속 주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년 전부터는 ‘1인 미디어’라는 신생 산업 분야에도 지원을 시작해 크리에이터 400여팀이 언제든 사용 가능한 스튜디오를 제공하거나 소통의 장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괄목할만한 성과도 있었다. 국내 11개 유니콘 기업 중 유일한 콘텐츠 기업은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블루홀이다. 블루홀은 진흥원에서 11년 전에 출자한 문화콘텐츠 펀드의 1호 투자 사례다. 한때 스타트업이었던 블루홀은 투자에 힘입어 오늘날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또 1인 미디어 지원 사업을 통해 성장한 책 리뷰 유튜브 채널 ‘책읽찌라’는 구독자 수가 562명에서 2만6,000명으로 46배 증가했고, 해외 시청자들에게 한류 콘텐츠를 제공하는 ‘DKDK TV’는 구독자가 3만7,000명에서 56만명으로 15배 늘어났다.
콘텐츠 시장은 이미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발전 가능성 또한 무궁무진하다. 국내에 형성돼있는 높은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 덕분이다. 과거만 해도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가 명백히 구분됐다. 그러나 디지털 환경이 보편화되면서 지금은 프로슈머(생산자+소비자의 합성어)가 대세일 정도로 콘텐츠 생산 범위가 넓어졌고, 그만큼 분야도 다양해지고 있다. 진흥원에서 지원하는 ‘1인 미디어’도 대표적인 프로슈머 콘텐츠 중 하나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5G 통신을 상용화하면서 기존 산업과 콘텐츠의 새로운 융합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박 본부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디지털 콘텐츠는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5G 등 다양한 4차 산업 기술과 결합해 새로운 사용자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디지털 콘텐츠의 장점인 사용자·제품·기능과의 연결 관계를 긴밀하게 구현해 나가면 그 가치는 한없이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민간의 힘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디지털 콘텐츠 기술과 관련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선 정부의 노력도 절실하다. 박 본부장은 “민간이 필요로 하는 곳에 정부 정책이 수반돼야 한다”며 “안정적인 생태계가 조성되기까지는 정부가 꾸준히 인재 양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래기술 또는 콘텐츠의 경쟁력 기반이 되는 초기 기획단계, 새로운 장르 등은 민간이 주도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우리나라 콘텐츠의 지식재산권(IP) 보호 등 해외 협력에도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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