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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를] “선배들 덕분에 힘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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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모래판 기대주 이희현ㆍ전성근ㆍ이준
살아난 씨름 인기에 모래판 기대주들도 덩달아 신났다.
‘제2의 황찬섭’을 꿈꾸는 대학 씨름 경장급(75㎏ 이하) 선수들은 지난 4일 강원 춘천 한림대 레크리에이션센터에서 열린 2019 춘천 대학장사 씨름 한마당 대회에서 밝은 미래를 그렸다.
이희현(20ㆍ인하대)은 “씨름 인기의 주축인 황찬섭 선배가 롤모델”이라며 “유튜브 동영상도 화제고, 씨름도 잘해서 닮고 싶다. 함께 연수구청 씨름장에서 연습도 같이 했는데, 노하우를 많이 가르쳐주고 단백질도 많이 챙겨줬다”고 말했다.
전성근(19ㆍ경기대)은 “현재 씨름 인기는 실업 팀의 형들이 잘 생기고 몸도 좋기 때문”이라며 “아직 난 팬이 없지만 차근차근 만들어보려고 한다”고 웃었다. 또한 이준(19ㆍ전주대)은 “외모와 실력 두 가지가 받쳐줘야 하지만 외모로 선배들을 넘을 수 없으니 실력으로라도 넘어보겠다”고 다짐했다.
실업 팀 선배들의 근육질 몸은 이들에게도 선망의 대상이다. ‘씨름의 희열’에 출연 중인 금강급의 전도언은 “실업 팀 선배들의 유명세를 보고 요즘 대학 선수들이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전했다. 실제 새벽 6시부터 운동을 시작하는 대학 선수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학과 수업 중 시간이 비면 웨이트트레이닝장을 찾아 개인 운동을 한다고 했다.
친구를 따라서(이준), 오래 달리기를 1등해서(이희현), 아버지의 씨름 선수 꿈을 대신 이루기 위해서(전성근) 등 씨름을 시작한 사연은 각자 달랐지만 이들은 유튜브로 씨름의 중흥기였던 1980~90년대 경기 영상을 보며 꿈을 키웠다.
이희현은 “이만기 선배님과 강호동 선배님의 대결 장면을 봤는데, 강호동 선배님이 들배지기 할 때 허리가 참 유연했다. 모래판 위로 올라갈 때 기에서 안 지려고 기합을 넣는 것도 인상적이었다”고 돌이켜봤다.
이준은 “이만기 선배님은 한라급 선수인데도, 한 체급 높은 백두급 선수들을 화려한 기술로 모래판에 눕혔다”면서 “상당히 힘이 좋아 보였고, 이만기 선배님과 똑같이 나보다 큰 선수들을 이겨보고 싶다”고 소망했다. 전성근은 “옛날 경기장은 관중이 꽉 찼는데, 앞으로도 다시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씨름은 TV로 보는 것보다 경기장에 찾아와서 직접 관전하는 것이 훨씬 재미 있고, 박진감도 넘친다”며 “우리 씨름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들을 많이 응원해주길 바란다”고 팬들에게 당부했다.
춘천=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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