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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물밑 대화 중” 일본도 막판까지 절충 기대

입력
2019.11.22 18:19
수정
2019.11.2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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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 도쿄=교도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도쿄=교도 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22일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에 대한 최종 종료 여부 결정에 앞서 긴박하게 움직였다. 한국이 지소미아 결정 재검토에 앞서 요구해 온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와 관련해선 “입장의 변화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외교 당국 간 물밑 대화를 시인하면서 막판 절충의 기대를 높였다. NHK 등 일본 언론들도 이날 오후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한다는 방침을 일본 정부에 전해 왔다”는 내용을 속보로 전하면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일본 정부는 이날 한일 외교 당국 간 대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밝히면서 반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외무성 간부는 “한국과의 대화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고,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장관도 오전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에도 지소미아가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며 “한국이 현명한 판단을 해 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측이) 대화를 계속하고 있는 것은 대단한 의미가 있다”고 양국 간 물밑 노력에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오전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요구한 수출규제 철회 검토 가능성에 대해 “일본의 지금까지 일관된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는 그간 “수출규제와 지소미아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에 별다른 사정 변경이 없는 상황에서 한국의 철회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 대신 수출규제 철회를 위한 한국과의 논의의 장을 마련하는 것으로 절충했다. 한국 정부도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 없이 ‘지소미아 연장’을 결정한 게 아니라 수출규제 철회를 위한 대화를 진행하는 동안에는 종료 통보를 중지한다는 이른바 조건을 건 셈이다. 이에 양측이 절충의 명분을 확보하면서 ‘지소미아 종료’라는 결론을 피한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4일 태국 방콕 임팩트포럼에서 아세안+3 정상회의 전 환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4일 태국 방콕 임팩트포럼에서 아세안+3 정상회의 전 환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일본 언론들도 이날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연속 이틀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개최한 것과 이날 밤부터 나고야(名古屋)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무장관 회의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참석 결정에 주목했다. 언론들은 일정을 잡지 못하던 강 장관이 이날 오후 나고야로 향하면서 지소미아를 둘러싼 일본과의 물밑 대화에서 접점을 찾았던 것으로 분석했다. 이후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담당부서인 경제산업성이 청와대 발표 이후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는 사실도 알려지면서 막판 절충에 무게가 실렸다.

그간 “공은 한국 측에 있다”고 요지부동했던 일본의 변화는 며칠 전부터 감지됐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0일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일한의원연맹 간사장과 만나 지소미아와 관련해 “아직 포기했다고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정부의 나고야 G20 외무장관 회의 수행단에 포함된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와 마크 내퍼 한일 담당 부차관보는 21일 도쿄를 방문, 외무성 관계자들과 만나 지소미아 종료를 막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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