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반대 한국당, 파출소 싫어하는 폭력배 같아”

입력
2019.10.17 17:43

“모기가 반대한다고 에프킬라 안 사나” 故 노회찬 발언 회자

지난해 7월 22일 미국 방문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하고 있는 노회찬 의원. 연합뉴스
지난해 7월 22일 미국 방문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하고 있는 노회찬 의원.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반대 입장을 고수 중인 가운데 한국당에 직격탄을 날린 故 노회찬 의원의 과거 발언이 온라인 공간에서 다시 회자되고 있다.

노 의원은 2016년 7월 21일 20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공수처 법안을 발의했다. 한국당 의원들의 반대가 이어지자 노 의원은 2017년 9월 20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공수처 신설을 반대하는 것은 동네 파출소가 생긴다고 하니까 그 동네 폭력배들이 싫어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죠. 모기들이 반대한다고 에프킬라 안 삽니까”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담긴 그림을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어느 법이나 완전하지 않듯 여러 보완장치를 넣었다 해도 공수처법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 검찰 모습보다는 훨씬 나은 것이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가 모두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우 교수는 “다른 제품도 없는데 효능이 좀 떨어진다고 해서 에프킬라를 안 사나”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 의원이 생전 남긴 공수처 관련 발언을 전했다. 페이스북 캡처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 의원이 생전 남긴 공수처 관련 발언을 전했다. 페이스북 캡처

지금도 한국당은 공수처 신설을 절대 반대하는 입장이다. 현 정권의 비리를 덮고 야당 탄압에 악용할 여지가 다분하다는 이유에서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공수처는 실질적으로 대통령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수사청, 검찰청”이라며 반대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에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제27차 상무위원회 모두발언에서 “어제 있었던 교섭단체간 사법개혁안 협상에서 한국당은 공수처가 야당 탄압의 도구하며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면서 “국민의 80%가 지지하는 공수처를 반대하는 것은 무엇을 위해 어깃장을 놓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정도면 한국당과 사법개혁안을 논의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우려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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