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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한국은 중요한 이웃… 국가 간 약속은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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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4일 한국에 대해 ‘중요한 이웃 국가’라고 말하면서도 강제동원 피해배상 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소집된 제200차 임시국회 본회의 소신표명 연설에서 “한국은 중요한 이웃 국가”라며 “국제법에 의거해 국가와 국가 간의 약속을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대법원 강제동원 피해배상 판결과 12월 한일 레이더 조사(照射ㆍ비추어 쏨) 갈등 이후인 올 1월 정기국회 시정방침연설에서 한국에 대한 별도의 언급 없이 의도적으로 무시했던 것과 달리 ‘중요한 이웃’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러나 내용적으로 살펴보면 대법원 판결이 1965년 체결된 한일 청구권 협정 위반 상태를 가져왔다는 주장으로, 한국 정부가 먼저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교도(共同)통신은 “아베 총리가 한국을 중요한 이웃이라고 칭했지만, 외교 문제를 거론하면서 맨 마지막 부분에서 언급했다”라며 “악화하고 있는 한국과의 거리감을 숨기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북한 정세와 관련해선 “미국과 긴밀하게 연계, 국제사회와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한국 등 국제사회와 연계하겠다”고 했던 1월 시정방침연설과 달리 이번엔 북한 문제와 관련한 협력 상대에서 한국을 제외했다.
개헌에 대한 의지도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연설 마지막에 “레이와(令和) 시대의 새로운 나라 만들기를 진행하자”면서 “그 이정표가 헌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어떤 나라를 지향할지 그 이상을 논의해야 할 장소가 (국회) 헌법심사회가 아닌가”라며 “국회의원들이 제대로 (개헌을) 논의해 국민에 대한 책임을 다하자”고 했다. 임시국회에서 자위대를 명기한 헌법 개정안 논의를 촉구하면서 내년 중 국민투표에 부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와중에 아베 총리는 제국주의 시절 일본을 미화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불렀다. 아베 총리는 개헌 의지를 밝히면서 1919년 국제연맹에 일본의 전권대사로 파견됐던 마키노 노부야키(牧野伸顯)의 이야기를 끄집어내며 “100년 전 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국제연맹에서 일본은 미래를 향한 새로운 원칙으로 인종평등을 치켜들었다”며 “세계에서 식민지가 퍼지고 있었던 당시 일본의 제안은 강한 반대를 받았다”고 말했다. 한국을 식민지배 하던 일본이 식민지배에 맞섰다는 식의 궤변을 펼친 것이다.
주요 장관들도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과의 관계에 대한 아베 정권의 강경한 입장을 대변했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장관은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인터뷰에서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에 대한 현금화 움직임에 대해 “일본 기업의 정당한 경제활동에 대한 보호 관점에서 모든 선택지를 시야에 넣고 의연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일본 기업이 추가적인 부담을 져야 할 법적 의무는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산케이(産經)신문 인터뷰에서 “한국 대법원 판결이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 위반 상황을 만들었다”며 “한국 측의 책임으로 이 문제를 개선하는 게 제일이며 감정적이지 않고 의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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