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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제소하지 않기로 약속해 놓곤…” SK이노, LG화학 소송에 “강력 대응”

입력
2019.09.29 16:43
수정
2019.09.29 18:55
20면
신학철(왼쪽) LG화학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신학철(왼쪽) LG화학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배터리 전쟁’을 벌이고 있는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이 이번엔 과거 특허분쟁 중 체결했던 합의를 놓고 다시 충돌했다.

29일 SK이노베이션은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연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과 SK배터리 아메리카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LG화학이 지난 2011년 양사가 맺은 ‘부제소 합의’를 어겼다고 주장했다. 부제소 합의란 분쟁 당사자들이 서로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기업 간의 정정당당하고 협력적인 경쟁을 통한 선순환 창출이라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소송 남발”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최근 침해 소송을 제기한 2차전지 핵심 소재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의 원천개념특허는 2011년 SK이노베이션이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LG화학이 패소했던 특허와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패소 이후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과 2014년 맺은 합의서에 따르면 양사는 대상 특허와 관련해 향후 직접 또는 계열회사를 통해 국내외에서 상호간에 특허침해 금지, 손해배상 청구, 특허 무효를 주장하는 쟁송을 하지 않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LG화학의 이번 소송은) 합의 체결 후 채 5년이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외 부제소 합의를 무시한 것”이라며 “강력하고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LG화학은 그러나 “이번에 제소한 특허는 과거 한국에서 소송 대상이었던 것과는 권리의 범위부터 다른 별개의 특허”라며 “이를 같은 특허라고 주장하는 것은 특허 제도의 취지나 법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당시 부제소 합의의 대상은 한국 특허이고, 이번에 제소한 특허는 미국 특허이기 때문에 ‘특허 독립(속지주의)’의 원칙상 같다고 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양사의 배터리 전쟁은 지난 4월 LG화학이 미국에서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 소송, 특허 침해 소송 등을 주고 받으면서 배터리 전쟁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를 둘러싸고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최근 회동까지 했지만,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났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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