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촛불집회에 … 윤석열 총장 “검찰 개혁, 국민 뜻 받들 것”

입력
2019.09.29 17:40
수정
2019.09.29 20:2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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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부선 “일단 수사 지켜봐라”… ‘성찰 언급’ 靑에 아쉬움 토로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주말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대검청사 바로 앞에서 열리자 윤석열 총장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29일 ‘검찰개혁에 대한 검찰총장의 입장’을 내고 “검찰개혁을 위한 국민의 뜻과 국회의 결정을 충실히 받들고, 그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인사청문회에서부터 이러한 입장을 수 차례 명확히 밝혀왔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 개혁 필요성을 강조하며 검찰의 성찰을 요구하자 대검 차원에서만 입장을 밝힌 것에서 한 걸음 더 나간 것이다. 여기다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가 검찰 개혁에 대한 반발차원에서 진행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함으로써 검찰 수사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촛불시위에도 검찰 내부에선 “일단 수사를 지켜보라”는 말이 나온다. 지방의 한 부장검사는 “여론이 계속 악화된다 해도 이미 진행된 수사를 그에 맞춰 멈추거나 되돌릴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며 “수사는 정해진 절차대로 진행될 것이고 그 끝에 뭐가 있을지는 모두가 차분하게 지켜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청와대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문 대통령의 27일 성찰 언급에 이어, 28일 촛불시위가 열렸기 때문이다. 한 부장검사는 “청와대의 언급에 이어 여론의 압박이 이어질 경우 수사팀이 받게 될 중압감은 상당할 것”이라며 “수사가 흐지부지돼선 안된다”고 말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최고의 수사는 상대의 승복을 얻어내는 것인데, 아무리 수사를 잘 했다 해도 여론이 승복하지 않으면 검찰로서도 좋을 게 없다는 얘기다. 수도권 지역의 한 부장검사는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설사 조 장관 본인이 유죄 판결을 받더라도 여론은 더 크게 반발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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