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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래버스의 승부수, 대형 SUV 명가 ‘포드 익스플로러’ 흔들릴까?

입력
2019.09.23 07:37
수정
2019.09.23 11:28
쉐보레 트래버스와 포드 익스플로러의 전면전이 펼쳐진다.
쉐보레 트래버스와 포드 익스플로러의 전면전이 펼쳐진다.

한국지엠이 ‘한국 시장에 적합한 모델’을 선보였던 기존의 ‘포트폴리오 전략’을 넘어 ‘브랜드 고유의 감성이 담긴 포트폴리오’를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리고 이러한 의지는 곧바로 ‘더 리얼 아메리칸 픽업 트럭’이라는 슬로건을 담은 ‘쉐보레 콜로라도’로 이어졌고 3열 SUV의 진가를 과시하는 ‘쉐보레 트래버스’로 이어졌다. 쉐보레 콜로라도, 그리고 쉐보레 트래버스는 특유의 오리지널리티를 선사하는 건 물론이고 기대 이상의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통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런 가운데 쉐보레 트래버스는 대형 SUV 시장의 다크호스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쉐보레 트래버스의 주 무기라 할 수 있는 V6 엔진과 스위처블 AWD 시스템의 강렬한 드라이빙 퍼포먼스는 물론이고 4,520만원부터 구성된 공격적인 가격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수입 대형 SUV의 대명사인 ‘포드 올 뉴 익스플로러’가 가격을 공개하고 사전계약을 실시했다. 특히 가격 공개와 함께 ‘트래버스의 가격’이 다시 한번 강조되며 익스플로러가 갖고 있던 ‘수입 대형 SUV의 대명사’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트래버스, 가격 그 이상의 가치

한국지엠은 쉐보레 트래버스의 가격을 마지막 순간까지도 엄격한 통제를 통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노력했다. 그리고 공개된 쉐보레 트래버스의 가격은 말 그대로 충격적인 수준이었다.

실제 쉐보레 트래버스는 LT 레더(4,520만원), LT 레더 프리미엄(4,900만원), RS(5,098만원), 프리미엄(5,324만원), 레드라인(5,522만원)의 트림 및 가격 구성을 갖춘 것이다. 참고로 모든 트림에는 314마력과 36.8kg.m의 토크를 내는 V6 3.6L 가솔린 엔진과 스위처블 AWD 시스템이 기본 탑재된다.

특히 V6 3.6L 가솔린 엔진과 이에 합을 이루는 9단 자동 변속기, 그리고 스위처블 AWD 시스템의 만족감은 상당하다. 쉐보레는 물론이고 GM의 여러 고성능 지향 모델에 적용되는 V6 엔진의 강렬함에 9단 변속기의 부드러움, 그리고 온, 오프로드를 가리지 않는 주행 성능은 여느 대형 SUV 중에서도 돋보이는 수준이다.

여기에 쉐보레 트래버스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공간에 있다.

쉐보레 트래버스는 3열 시트를 모두 사용하더라도 무려 651L에 이르는 넉넉한 공간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골프백 4개는 물론이고 다양한 보스턴 백을 쉽게 적재할 수 있는 진정한 대형 SUV의 가치를 제시하고, 모든 탑승자가 공간에 대한 고민 없이 트래버스를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이어 3열 시트를 폴딩 할 때에도 1,636L의 공간을 이상의 공간 활용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끝으로 2열과 3열 시트를 모두 접은 후에는 2,780L에 이르는 공간이 펼쳐져 여느 대형 SUV와는 차원이 다른 가치를 선사한다.

쉐보래 트래버스에 난감한 익스플로러, 그리고 포드 코리아

최근 올 뉴 포드 익스플로러의 사전계약을 실시하며 가격을 공개한 포드 코리아는 쉐보레 트래버스의 가격과 시장 반응이 다소 난감한 상태다. 특히 익스플로러가 지금까지 지켜오던 ‘수입 대형 SUV의 대명사’라는 타이틀을 자칫하면 잃을 수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포드 익스플로러는 전통적으로 합리적인 가격 구성을 갖추면서 ‘대형 SUV’의 매력을 제대로 드러내는 존재였다. 그리고 이번의 올 뉴 익스플로러 또한 기존보다 더욱 큰 체격과 공간을 갖춰 대형 SUV의 가치를 한껏 더하려고 했다.

다만 쉐보레 트래버스라는 장벽이 나타나게 될 것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뿐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포드가 공개한 실제 공개된 제원에 따르면 신형 익스플로러는 5,049mm에 이르는 긴 전장과 2,004mm의 전폭, 그리고 각각 1,775mm와 3,025mm의 휠베이스를 갖췄다. 그리고 이는 쉐보레 트래버스(전장: 5,200mm/전폭: 2,000mm/전고: 1,785mm/휠베이스: 3,073mm)에게 아무런 대응 조차하지 못하고 제압 당할 뿐이다.

단순히 체격은 물론이고 공간에서도 ‘압도’ 당할 뿐이다. 포드 익스플로러는 시트 전부 사용, 3열 시트 폴딩, 2, 3열 시트 폴딩 등 각각 512L, 1,356L 그리고 2,486L에 이르는 제법 넉넉함을 앞세웠지만 이 역시도 쉐보레 트래버스의 651L, 1,636L 그리고 2,780L에 각각 139L, 280L 그리고 294L에 이르는 차이가 나 무기력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가격 구성에서도 완벽히 수세에 몰린 상황이다. 엔트리 모델이자 주력 판매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올 뉴 익스플로러 2.3 리미티드의 판매 가격이 5,900만원으로 쉐보레 트래버스의 최상위 트림인 ‘레드라인’과 비교해 무려 468만원이나 ‘비싼’ 가격표를 달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쉐보레 트래버스는 ‘수입차량’이지만 한국지엠은 한국에서 사업을 전개해온 자동차 ‘제조’사다. 포드 코리아에서는 넘볼 수 없는 전국 단위의 AS 네트워크 및 서비스 노하우는 ‘쉐보레 트래버스’의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 될 것이다.

2.3 에코부스트, 그리고 코-파일럿360

물론 익스플로러에게 주어진 무기도 있다. 세금 및 유지 비용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는 다운사이징 2.3L 에코부스트 엔진과 트래버스에는 적용되지 않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을 포함한 코-파일럿360(Co-Pilot360™)으로 명명된 안전 주행 기능의 탑재에 있다.

덧붙여 익스플로러라는 존재감이 있다. 쉐보레 트래버스가 ‘정우성’이라는 치명적인 카드를 꺼낸 점도 트래버스는 아직 대형 SUV 시장에서의 인지도와 명성이 낮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난 수년 동안 한국 시장을 호령해온 ‘수입 대형 SUV’의 타이틀은 바로 익스플로러에게 있다.

이러한 부분의 요소들이 강점으로 어필될 수 있지만 대형 SUV의 대명사라는 슬로건을 제외한 두 부분은 모두 ‘대형 SUV’가 갖춰야 할 강점에서는 조금 벗어나 있는 부분이다. 게다가 ‘타이틀’은 가격이라는 장벽에 막힐 위험이 농후하다. 때문에 포드 코리아 측에서 보다 효과적인 홍보 및 마케팅 활동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껏 국내 수입 대형 SUV 시장의 리더였던 포드 익스플로러가 마주한 시장의 다크호스 쉐보레 트래버스. 과연 두 차량의 경쟁은 시장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지게 될까?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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