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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선 “왜 정치에 관심 두는 청소년에게 ‘기특하다’고 말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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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젊은 정치] 릴레이 인터뷰<30> 이은선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활동가
※ ‘스타트업! 젊은 정치’는 한국일보 창간 65년을 맞아 청년과 정치 신인의 진입을 가로막는 여의도 풍토를 집중조명하고, 젊은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하는 기득권 정치인 중심의 국회를 바로 보기 위한 기획 시리즈입니다. 전체 시리즈는 한국일보 홈페이지(www.hankookilbo.com)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7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가 출범했다. 당시 학생대표로 나선이는 울산학생회장단연합 대표였던 이은선(20)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활동가. 그는 10대 청소년이었던 때부터, 스물을 넘긴 지금까지 청소년의 참정권을 보장하는 법, 학교 안 청소년의 인권을 명시한 학생인권법, 학교 밖 청소년의 인권을 보장하는 아동청소년인권법 세 가지를 담은 ‘촛불청소년인권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교 안팎의 청소년을 위해 정치 교육과 참여는 어떠해야 하는지 이 활동가를 최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일보사에서 만나 물었다.
◇이하 일문일답
-대한민국 정치권이 국민의 이해관계를 충분히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한국에는 국민이 될 수 없는 ‘2등 국민’이 많아요. 정치권에서 사용하는 국민이라는 단어는 표를 던질 수 있는 사람에 한정돼 있죠. 청년의 경우 대학이나 일터에 따라 거주 지역을 빈번하게 옮기다 보니, 지역에 기반을 둔 유권자가 중요한 선거에서는 ‘없는 표’ 취급되기 일쑤죠. 토런회나 공청회, 주민과의 만남 같은 자리에서도 청년은 단지 함께 사진 찍는 존재로만 여겨질 뿐인 것 같아요.”
-정치권이 청년의 고민이나 삶에 대해 너무 모른다고 느낀 경우가 있다면.
“정치권이 청소년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은, 청소년과 맺을 수 있는 관계의 가능성을 계속 차단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고등학생 시절 ‘청소년참여위원회’ 활동을 했는데, 여러 정치인을 만나 구체적인 수치와 함께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하자 제게 ‘대견하다’고 칭찬하더라고요. 청소년 기구 대표로서 간 건데, 어른과 학생의 만남으로 관계를 설정해버린 게 무례하다고 생각했어요. 예컨대 학부모 단체 대표가 찾아갔을 때 ‘친구처럼 대해도 되냐’는 식으로 말하지 않잖아요. 청소년이라는 집단과 다양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음에도 노력하지 않는다면, 이들의 고민이나 삶에 대해 계속 알 기회가 없을 거예요.
-여의도에서 ‘성공한’ 젊은 정치인을 왜 찾아보기 힘들까.
“정치의 문턱 자체가 청년에게 높아요. 정치를 할 수 있는 이가 주로 각 전문 분야에서 성공한 유명 인사잖아요. 처음부터 정치인이었던 정치인은 없어요. 평범한 사람도 정치를 할 수 있다면, 정치인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지지 않을까요. 여유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직업이라는 인식 때문에, 애초에 청년은 정치인을 하겠다는 생각을 갖지 못해요. ‘정치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이의 역할은 뭔지, 정치하는 사람들은 왜 우리 사회에 제한적인지에 대해 고민을 거듭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활동 중인 청년 정치인 중 눈여겨보는 이가 있다면.
“경기도의회의 신정현 도의원에 주목하고 있어요. 신 의원은 청소년 인권운동을 하다가 젊은 나이에 광역의원이 됐어요. 청소년 인권 의제를 고민했던 정치인의 행보에 더 기대를 하게 돼요.”
-정치에서 활동을 이어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저는 정치로 제 일상이 변하는 걸 느껴요. 길거리에서 서명운동을 받을 때 ‘이런 걸 왜 하느냐’ 묻던 행인이, 저와 30분 대화를 나눈 뒤에는 기꺼이 서명을 해주는 데에서 변화를 느꼈어요. ‘학생에게 인권이 어디 있냐, 어른 되면 어련히 생기는 것’이라던 친구가 청소년에게도 인권이 중요한 것을 깨달았을 때 정말 뿌듯했죠. 또 학교에 업데이트된 생활 규정이 없었는데, 운영위원회에 학부모가 참가해 7개의 인권 규정이 만들어진 것도 기억나요. 청소년 참정권, 인권 감수성 등이 이전보다 확대되고 있음을 경험을 통해 확인하게 되면서 지금까지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조희연 인턴기자, 정리=한채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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