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차, 인도네시아 델타마스에 내달 공장 짓는다

입력
2019.08.28 04:40
수정
2019.08.28 09:3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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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다음달부터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짓게 될 브카시 델타마스공단 D존을 최근 드론으로 찍은 모습. 공단은 수도 자카르타 동쪽으로 40㎞가량 떨어져 있고, 현대차 부지 면적은 70ha다.
현대자동차가 다음달부터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짓게 될 브카시 델타마스공단 D존을 최근 드론으로 찍은 모습. 공단은 수도 자카르타 동쪽으로 40㎞가량 떨어져 있고, 현대차 부지 면적은 70ha다.

현대자동차가 내달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 건설에 착수한다. 부지는 한국일보가 보도한 브카시 델타마스공단인 것(5월 10일자 1, 2면 보도)으로 확인됐다. 생산 기종은 소형유틸리티차량(SUV)으로 전기자동차다.

인도네시아 자동차 브랜드별 판매실적과 현대자동차 부지. 송정근 기자
인도네시아 자동차 브랜드별 판매실적과 현대자동차 부지. 송정근 기자

27일 인도네시아 한인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공장 건설 선발대를 파견해 수도 자카르타에서 동쪽으로 40㎞가량 떨어진 브카시의 델타마스(Deltamas)공단 D존(zone) 70㏊ 부지에서 측량과 지질 및 지반 조사를 하고 있다. 현대차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시장의 첫 완성차 생산기지로 확정한 델타마스공단은 일본 자동차업체 스즈키와 미쓰비시, 중국 자동차회사 울링 공장 등이 들어서 있다. 기자가 찾아간 5월엔 잡목과 잡초가 듬성듬성 우거진 땅에 양들이 노닐고 있었다.

인도네시아 델타마스공단 내 현대자동차 부지인 D존에 5월 7일 양들이 노닐고 있다. 브카시=고찬유 특파원
인도네시아 델타마스공단 내 현대자동차 부지인 D존에 5월 7일 양들이 노닐고 있다. 브카시=고찬유 특파원

현대차는 9월 중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11월로 예상됐으나 두 달 가까이 앞당겨진 것이다. 현대차는 부지 소유주인 인도네시아 4위 기업 중국계 시나르마스(Sinarmas) 그룹과 일본 무역회사 소지쯔와 땅값을 놓고 막판 협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지난달 25일 자카르타를 방문해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을 면담한 바 있다. 조코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현대차의 성공을 위해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면담 며칠 뒤 현지 언론들은 인도네시아 고위 관료의 입을 빌어 “현대차가 서부자바주(州) 카라왕에 부지를 확보하고, 중부자바에도 관심을 보여 후보지를 추천했다”고 보도했다.

현대자동차의 동남아시장 생산기지 부지인 인도네시아 델타마스공단 내 D존 전경. 면적은 70ha로 아직 잡목과 잡초가 무성하다. 브카시=고찬유 특파원
현대자동차의 동남아시장 생산기지 부지인 인도네시아 델타마스공단 내 D존 전경. 면적은 70ha로 아직 잡목과 잡초가 무성하다. 브카시=고찬유 특파원

그러나 중부자바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희망 사항이고, 카라왕 부지는 2017년 11월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방문 당시 현대차가 현지 기업과 협약(MOU)을 맺은 상용차 부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추천한 곳들을 실사했는데, 부지 정리, 인프라 미비, 인허가 문제 등이 겹쳐 시간과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가 다음달부터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짓게 될 브카시 델타마스공단 D존을 최근 드론으로 찍은 모습. 공단은 수도 자카르타 동쪽으로 40㎞가량 떨어져 있고, 현대차 부지 면적은 70ha다.
현대자동차가 다음달부터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짓게 될 브카시 델타마스공단 D존을 최근 드론으로 찍은 모습. 공단은 수도 자카르타 동쪽으로 40㎞가량 떨어져 있고, 현대차 부지 면적은 70ha다.

현대차의 카라왕 상용차 부지는 델타마스공단에서 20㎞ 정도 떨어져 있다. 차와 짐승이 지나간 흔적과 현대 입간판이 서 있을 뿐 스펀지처럼 질퍽한 허허벌판이다. 부근에 연구시설까지 갖춘 일본 자동차업체 도요타의 대규모 공장이 있고, 인도 자동차업체 타타가 공장을 건설 중이다.

현대자동차의 인도네시아 델타마스 생산공장 부지에서 20㎞ 떨어진 카라왕에 있는 현대차 상용차 부지. 허허벌판에 현대 입간판이 서 있다. 카라왕=고찬유 특파원
현대자동차의 인도네시아 델타마스 생산공장 부지에서 20㎞ 떨어진 카라왕에 있는 현대차 상용차 부지. 허허벌판에 현대 입간판이 서 있다. 카라왕=고찬유 특파원

현재 현대차는 다양한 분야의 실사 팀을 파견해 공사를 준비하고 있다. 사출과 프레스 등은 삼성과 LG 등의 현지 납품업체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수출 위주로 SUV 전기차를 만들 계획으로, 최종 생산 목표는 연 25만대다. 공장 건설에 1년, 시험 생산에 6개월 정도 소요된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이다. 올해 수요는 전년 대비 4.4% 증가한 108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동차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아세안 최대 자동차 생산 및 수출국 비전을 선포하고, 전기차 보급 정책도 속속 시동을 걸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다음달부터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짓게 될 브카시 델타마스공단 D존을 최근 드론으로 찍은 모습. 공단은 수도 자카르타 동쪽으로 40㎞가량 떨어져 있고, 현대차 부지 면적은 70ha다.
현대자동차가 다음달부터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짓게 될 브카시 델타마스공단 D존을 최근 드론으로 찍은 모습. 공단은 수도 자카르타 동쪽으로 40㎞가량 떨어져 있고, 현대차 부지 면적은 70ha다.

다만 인도네시아는 98%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일본 자동차의 아성(牙城)’이다. 1~10위가 모두 일본 업체인 상황에서 새로운 모델과 가격 경쟁력으로 지난해 1만7,000대를 팔아 판매실적 9위에 오른 중국 자동차 울링의 약진도 최근 두드러진다.

현대자동차가 다음달부터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짓게 될 브카시 델타마스공단 D존을 최근 드론으로 찍은 모습. 공단은 수도 자카르타 동쪽으로 40㎞가량 떨어져 있고, 현대차 부지 면적은 70ha다.
현대자동차가 다음달부터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짓게 될 브카시 델타마스공단 D존을 최근 드론으로 찍은 모습. 공단은 수도 자카르타 동쪽으로 40㎞가량 떨어져 있고, 현대차 부지 면적은 70ha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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