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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분노의 1만5000 촛불 아베 규탄…“국민 힘으로 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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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에서 조선일보 앞까지 행진
“국민의 힘으로 새 역사를 쓰자, 모이자 8ㆍ15, 가자 일본대사관으로!”
일본 정부가 수출심사 우대 대상인 ‘화이트리스트’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한 다음날인 3일 밤, 서울 종로구 구 일본대사관 앞은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팜플렛과 촛불을 손에 쥔 시민들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한국 YMCA 등 전국 682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아베규탄시민행동’은 이날 구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인근에서 오후 7시 ‘역사 왜곡, 경제 침략, 평화 위협 아베 규탄 3차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만 5,000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낮 시간 잠깐씩 내린 비에 시민들은 우의를 입거나 우산을 쓴 채 대열로 합류하기도 했다. ‘NO Boycott Japan’,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 등 문구가 쓰인 옷을 입고, 손에는 ‘아베정권 규탄한다’, ‘토착왜구 몰아내자’ 등 문구가 쓰인 피켓을 들었다. 독립군기와 광복군기를 든 이들도 곳곳에서 보였다. 소녀상 앞 거리를 가득 채운 시민들은 촛불을 흔들며 “강제동원 사죄하라”, “아베 정권 규탄한다” 등 구호를 외쳤다.
이날 행사는 주최측 관계자와 참석자들의 발언, 불매운동 관련 영상, 공연, 행진과 퍼포먼스 등으로 이어졌다. 행사 중 강제징용 피해자의 증언이 담긴 영상이 재생되거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에게 보내는 청년의 편지가 낭독될 때면 참석자들은 먹먹한 표정으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매주 수요집회가 있는 소녀상 앞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 역시 발언에 나섰다. 한 사무총장은 “지난 1월 돌아가신 김복동 할머니가, 50년간 침묵 당하고, 30년간 끊임없이 외치다 아흔이 넘는 연세에 돌아가신 그 분이 오랜 세월 열심히 한 것은 분노 때문만은 아니었다”며 “(할머니가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의 존엄을 내세우고, 옳은 길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승리의 길, 부정의한 처사와 부당한 행동을 알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을 반성하게 하고 다시금 제자리를 차지하는 일”이라며 “그들이 어떤 자세를 취하든 세계의 시민들과 연대해 일본의 반성을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아베반일본대학생공동행동의 강미경씨는 “전국적으로 퍼지는 불매운동, 27년간 이어지는 수요집회가 역시를 바꾸고 있다”며 “일본이 이 땅에 저지른 죄악을 인지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인식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가족이 함께 참석한 시민도 종종 보였다. 두 딸과 함께 참석했다는 방소연(44)씨는 “아이에게 역사적인 것을 알려줘야 할 것 같은 마음에 참석했다”며 “아이가 세상은 바뀔 수 있는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스위스에서 관광 차 한국에 왔다는 윌리엄 스코더(22)씨처럼 호기심에 찾아온 이들도 있었다. 스코더씨는 “박물관을 가려다 경찰이 많아서 와 봤다”며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관계에서 시작된 문제라는 것과 불매운동 사실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것을 이해하긴 일방적인 일본의 조치였고, 이런 시민 활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소녀상 앞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오후 8시 30분쯤 주한 일본대사관이 입주한 서울 종로구 트윈트리타워 앞에서 ‘한일군사정보협정 폐기하라’고 쓰인 대형 현수막을 펴 보이는 퍼포먼스를 한 뒤, 종각, 세종대로를 거쳐 조선일보 사옥으로 행진했다. 조선일보 사옥 앞까지 이동한 이들은, 건물 앞에 ‘친일찬양 범죄현장 접근 금지’, 일본신문 조선일본 폐간’이라고 적힌 경고 띠를 펼치고 “조선일보 폐간하라” 구호를 외치는 퍼포먼스를 끝으로 이날 집회를 마쳤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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