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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에도, 소나기에도 낮부터 “아베 경제보복 규탄”

입력
2019.08.03 18:00
수정
2019.08.0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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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흥사단 단원들이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현수막을 들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흥사단 단원들이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현수막을 들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은 군국주의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동아시아의 유일한 리더로 생각하고 있지만 우리는 성장했고, 침묵하지 않습니다.”

3일 오후 2시쯤, 주한 일본대사관이 입주한 서울 종로구 트윈트리타워 앞에서 일본의 ‘경제 보복’을 규탄하는 이예람 흥사단민족통일운동본부 청년위원장의 목소리가 퍼졌다.

일본 정부가 한국을 수출심사 우대 대상인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기로 결론 내린 지 하루만인 이날,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무더위와 소나기에도 불구하고 낮부터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줄이었다.

흥사단 단원 30여명은 이날 오후 2시 일본대사관 앞에서 ‘백색국가 제외 일본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아베 정권에 즉각적인 규제 철회, 강제동원 등 과거사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며 평화를 위해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발언에 나선 류종열 흥사단 이사장은 “과거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모였다”며 “일회적으로 끝나는 기자회견이 아니라 전국 25개 지구, 해외 11개 지구 단우 동지들이 모여 아베 총리의 우경화에 대해 규탄할 것”이라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들은 또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일본의 양심적인 지식인과 시민들도 아베 정권의 무리한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며 “한국과 일본의 양심적 시민들이 힘을 모아 갈등과 폭력이 아닌, 연대와 협력으로 동북아 공동 번영과 평화를 이끌어 갈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김종대 의원 등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아베도발 규탄·한일군사협정 파기 촉구 정의당 정당연설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김종대 의원 등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아베도발 규탄·한일군사협정 파기 촉구 정의당 정당연설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구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인근에서 대규모로 예정된 ‘아베규탄 3차 촛불 문화제’ 무대도 문화제가 시작되기 전인 낮부터 모여든 시민들과 ‘아베 규탄’ 구호로 가득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 역시 오후 4시 30분쯤 이곳에서 ‘아베도발 규탄ㆍ한일군사협정 파기 촉구 정의당 정당 연설회’ 무대에 나서 “어제 아베의 행위는 총칼 대신 경제를 앞세운 제 2의 침략전쟁”이라며 “정부는 지소미아(GSOMIAㆍ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를 적극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과 국민주권연대가 오후 4시쯤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반일ㆍ반(자유)한국당 범국민대회’를 열어 “정부의 강경대응 지지한다” 등 구호를 외치며 아베 정부를 규탄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이후 시민들의 반발도 늘면서, 오는 8월 15일 광복절까지 이 같은 규탄 목소리는 가열될 전망이다. 이날 오전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만난 김은지(22)씨는 “처음에는 노노재팬 운동이 과한 게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지만 어제 뉴스를 보고 저 역시 참여하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며 “지금도 원래 자주 쓰던 일본 기업 볼펜을 대체할 만한 상품을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7시부터는 민주노총, 정의기억연대, 한국YMCA, 한국진보연대, 흥사단등 682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아베규탄시민행동’이 주최하는 ‘아베규탄 3차 촛불 문화제’가 구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인근에서 열릴 예정이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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