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성’ 대신 ‘정주성’으로 2분기 1.1% 성장… 올 2.2% 성장률도 불안

입력
2019.07.26 04:40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2분기 우리나라 경제가 전분기 대비 1.1% 성장했다. 이는 7개 분기 만에 최고 성적이지만, 1분기 마이너스 성장(-0.4%)의 기저효과에다 정부의 재정지출이 대부분 끌어올린 수치라 경기 개선으로 해석하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행 전망대로 올해 2.2% 성장을 달성하려면 3ㆍ4분기에도 각각 1% 가까이 성장해야 하는데, 사방에 악재가 산적한 마당이라 벌써부터 회의론이 제기된다.

 ◇민간 성장기여도는 마이너스 

25일 한은이 발표한 ‘2019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직전 분기보다 1.1% 성장했다. 분기 성장률로는 2017년 3분기(1.5%) 이래 가장 높다. 다만 국민 실질소득 지표인 국내총소득(GDI)은 0.6% 급감했다.

2분기 성장률에 정부지출이 기여한 정도(성장기여도)는 성장률(1.1%)보다도 높은, 무려 1.3%포인트였다. 예산집행 지연으로 오히려 성장률을 갉아 먹었던 1분기 기여도(-0.6%포인트)에서 대폭 반등한 것으로, 정부 재정사업이 2분기 들어 속도를 높였다는 의미다.

반면 민간의 성장기여도는 -0.2%포인트로 집계됐다. 정부가 끌어올린 성장률을 민간이 잠식한 셈인데, 특히 민간투자 부진이 성장률을 0.5%포인트 낮춘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반도체 제조장비 투자가 감소세인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1분기 역성장의 주요인이었던 투자와 수출은 각각 1.3%, 2.3% 증가하면서 전체 성장률을 0.4%포인트, 0.9%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를 냈다. 하지만 투자 역시 정부의 사회기반시설(SOC) 조성(건설투자), 군 수송장비 확충(설비투자) 등 재정지출이 견인했다. 수출 개선은 자동차ㆍ반도체 수출이 직전 분기보다는 나아진 영향이다. 정부소비는 물건비, 건강보험급여비 등을 중심으로 2.5% 늘어 민간소비 증가율(0.7%)을 크게 앞질렀다.

 ◇실질소득은 10년래 최대 감소 

2분기 성장률 개선은 비교대상인 1분기의 실적이 워낙 나빴던 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도 컸다. 비교 시점을 전년 동기(2018년 2분기)로 맞출 경우 2분기 성장률은 2.1%로, 지난 1분기(1.7%)를 제외하면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역시 전년동기 대비로는 각각 7.8%, 3.5% 감소하며 5개 분기째 마이너스 행진 중이다. 상품수출 증가율 또한 1분기 -0.9%, 2분기 -0.6%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GDI는 전년동기 대비 감소율(-0.5%)로 따지면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인 2009년 1분기(-2.5%) 이후 10년여 만에 가장 저조했다. GDI는 실질무역손익을 GDP와 합산한 수치다. 우리나라 교역조건(순상품교역조건지수)은 수출단가 약세로 지난달까지 19개월 연속 악화되고 있다. 국민 입장에선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이 계속 줄어 실질소득이 쪼그라드는 상황이다.

한은은 최근 하향 조정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 2.2%에 도달하려면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전기 대비 0.8~0.9%씩은 성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 경제가 연 2~3%대 저성장 국면에 들어선 2012년 이래 0.8% 이상 성장한 분기(30개 분기 중 13개)는 절반에 못 미친다. 더구나 하반기 들어 일본의 수출규제라는 새로운 악재까지 겹친 상황이라, 대외 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2% 성장률 사수마저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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