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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열치열은 위험천만한 말… 온열질환 이렇게 대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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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연쇄살인, 폭염] 국내 편 <2>
“더위 먹었다”라고 얕잡아보면 안 되는 질병이 바로 ‘온열질환’이다.
지난해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자(4,526명)는 2017년(1,574명)에 비해 2.9배 증가했다. 폭염이 이어지면 신체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체열 조절 능력이 줄어든다. 또 뇌와 심장 등 장기가 손상되고 만성질환이 악화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전조 증상을 빨리 알아채 적절한 초기 대응이 중요한 이유다.
가장 주의해야 하는 온열질환은 열사병이다. 지난해 전체 온열질환자의 23.2%(1,050명)를 차지할 만큼 발병률도 높은 데다 치사율도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류현욱 경북대병원 교수는 10일 “열부종, 열탈진은 통상적인 치료를 통해 회복이 가능하지만, 열사병은 치사율이 30% 대로 높은 편이기 때문에 다른 온열질환과 구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열사병을 외관으로 판단하는 기준은 크게 세 가지다. ▲체온 40도 이상 ▲땀이 나지 않아 건조하고 뜨거운 피부 ▲혼수상태 또는 의식장애 증상이다. 류 교수는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자꾸만 자려고 하는 기면 상태, 인지력이 떨어진 상태, 자극이나 통증에 반응을 보이지 않은 상태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심한 두통이나 오한, 저혈압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온열질환 발생 시 병원 이송 전 응급 처치부터 해야 한다. 전재호 대구동부소방서 소방관은 “가장 먼저 체온을 떨어뜨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겨 차가운 물이나 이온 음료를 섭취하도록 한다. 단 의식이 없는 온열질환자의 경우 억지로 물 등을 마시게 하면 안 된다. 그럴 땐 환자 피부에 물을 뿌리고 선풍기 등을 이용해 체온을 떨어뜨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응급 처치로 회복되지 않을 경우 즉시 의료기관으로 이송해야 한다. 열사병은 합병증이 특히 위험하기 때문이다. 류 교수는 “신체 장기들이 손상을 받으면 합병증이 생겨 열사병 환자의 예후를 나쁘게 한다”며 “특히 고혈압, 당뇨병, 뇌졸중, 심혈관 질환 환자 등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인 경우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소 물을 자주 마시고 그늘진 곳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한다’는 예방 수칙도 알아둬야 한다. 실내에서는 커튼을 닫아 복사열을 차단하되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면 좋다.
65세 이상 노인은 온열질환에 가장 취약한 집단이다. 또 고용주들은 야외 노동자가 열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작업 지속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야 하고, 근로자 스스로 업무 경험이 적다면 처음부터 무리해선 절대 안 된다.
전문가들은 “더위는 참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전 소방관은 “폭염에는 이열치열이 가장 위험한 말”이라고 조언했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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