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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국민 70~80%가 비관적, 상호 인식 측면서 우려 수준”

입력
2019.06.11 04:40
8면

[한국일보ㆍ요미우리신문 공동 여론조사] 남기정 서울대 교수가 본 한일관계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

한국과 일본 양국 국민이 체감하는 한일 관계가 동시에 악화돼 있다. 한국의 경우 대일 관계 인식이 문재인 정부 들어 개선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올해 다시 박근혜 정부 시기인 2016년으로 되돌아갔다. 일본은 인식 변화 폭이 더 커 긍정 인식과 부정 인식의 격차가 지난해 30%포인트(긍정 33%ㆍ부정 63%)에서 올해 70%포인트(긍정 13%ㆍ부정 83%)로 크게 벌어졌다.

주목할 부분은 한일 관계에 대한 장래 전망에 있다. ‘향후 한일 관계가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고 답한 사람이 양국에서 두 배 이상 증가했고,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사람이 양국에서 60%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인 중 70%, 일본인 중 80%가 한일 관계의 장래에 비관하거나 체념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수치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욱일기 논란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화해ㆍ치유재단 해산 결정 △레이더 조준 사건 등으로 악화한 한일 관계를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여행객 숫자가 증가하는 등 수치상으로 양국 관계가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상호 인식 면에서는 우려할 만한 수준인 것이다. 특히 한국에 대한 일본인들의 인식이 악화하고 있어, 이러한 여론은 대일 외교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에서 재단 해산 결정을 ‘납득할 수 있다’고 동의한 국민이 35.9%에 불과하고 과반이 ‘납득할 수 없다’고 평가한 부분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20대에서 납득하지 못한다는 사람이 다른 세대에 비해 많아 재단 해산 결정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국의 20대는 일본에 대한 관심과 신뢰도가 높으면서 일본의 진정한 사과를 조건으로 위안부 합의를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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