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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국민 과반 “과거사 이견에도 경제ㆍ문화 교류로 관계 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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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ㆍ요미우리신문 공동 여론조사] 한일 과거사 문제
한국인 81%ㆍ일본인 63%가 “독도 문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한일 국민들 사이에서 가장 현격한 이견을 보인 것은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판결과 위안부 사과와 관련한 문제였다. 그러나 이런 이견에도 불구하고 경제, 문화 교류에서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이 한일 모두 과반을 차지했다. 과거사 문제와 별개로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은 분리해 접근해야 한다는 현실주의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다.
한국에선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판결과 관련해 “국제법 위반에 해당하며 개인 청구권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해결됐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에 “납득할 수 없다”는 응답이 79.3%였다. “납득할 수 있다”는 15.6%였다. 반면 일본에선 정반대의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납득할 수 있다”는 응답이 78%, “납득할 수 없다”는 11%였다. 현재 한일갈등의 최대 현안인 대법원 판결을 둘러싼 양국 국민들의 인식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자국 정부 입장과 동일했다.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서 재차 사과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선 한국에선 86.7%가 “필요하다”고 밝힌 반면 일본에선 11%에 불과했다. “필요하지 않다”는 한국이 11.0%였지만 일본은 80%였다. 다만 한국 정부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 의해 설립된 화해ㆍ치유재단 해산을 결정한 것에 대해선 일본 측은 “납득할 수 없다”는 응답이 74%였다. 한국에서도 “납득할 수 없다”는 응답이 55.6%로 “납득할 수 있다”(35.9%)보다 많았다. 대법원 판결과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과 등 다른 과거사에 대한 질문과 일관되지 않은 결과가 나온 게 눈에 띈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은 이에 대해 “한국 정부의 재단 해산 결정에 대한 질문에 한일 정부 간 합의 이후 일본 측의 적절한 이행 움직임이 있었는지 또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재단을 반대한 이유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며 “한국 측의 ‘납득할 수 없다’는 응답에는 정부 간 합의 결과인 재단을 해산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의견 외에 한국 정부와 할머니들이 재단 해산을 결정한 배경을 잘 모르겠다는 의견이 혼재돼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한일 관계와 관련해선 “역사인식을 둘러싼 문제에서 이견이 있더라도 경제, 문화 교류에서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이 한국 64.3%, 일본 52%였다. 여전히 과거사 문제와 양국 간 교류ㆍ협력을 분리해서 접근해야 한다는 인식이 지난해에 이어 다수였다. 반면 “이견이 있는 한 개선을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응답은 한국 33.3%, 일본 42%였다.
한일 간에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복수 응답)로는 한국 81.7%, 일본 63%가 ‘독도 문제’를 꼽았다. 2015~2017년 조사에서도 양국 국민들은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독도 문제를 꼽은 바 있다.
한국에선 독도 문제 다음으로 △위안부 문제(74.0%) △징용 노동자 문제(61.7%) △동해 표기(61.1%) △한국의 일본 수산물에 대한 수입 규제(60.2%) 순이었다. 반면 일본에선 △자위대 초계기에 대한 레이더 조사(59%) △한국의 일본 수산물에 대한 수입 규제(56%) △위안부 문제(50%) △징용 노동자 문제(45%) 순이었다. 징용 노동자 문제에 대해선 2017년에도 ‘전시 중 동원된 한국인 노동자 재판’이란 항목으로 조사했으나, 당시엔 한국 36.8%, 일본 37%로 다른 현안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이 최종 판결을 통해 일본 기업에 대해 손해배상을 명령하면서 한국에서 2017년 대비 24.9%포인트 급증했다. 일본에선 8%포인트 증가해 온도 차를 보였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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