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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 위탁모 사건’ 담당 경찰 “아동범죄 묻힐 거란 주장 근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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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서 오왕권 경감, 남부지검 강수산나 검사 인터뷰 반박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에 굳이 ‘강서 위탁모 사건’을 끌어오는 자체가 부적절합니다. 피해아동 유족과 지인들에게는 2차 가해일 뿐 아니라, 전략적으로 경찰 수사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해 10월 발생한 강서 위탁모 사건 수사를 담당한 서울 강서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여청수사팀장 오왕권(37) 경감은 10일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 강수산나(52) 부장검사의 전날 인터뷰 기사에 대한 반박이다. 강 부장검사는 본보에 “경찰이 수사를 종결하면 아동학대를 적발하는 것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검찰 내부 통신망에서는 “검찰의 수사지휘가 없었다면 이 사건은 암장됐을 사건”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오 경감은 “당시 검찰의 개입은 사건 처리 과정에서 당연한 수사절차에 대해 지시한 것이 전부였다”며 “경찰 수사와 의료기관 및 아동보호전문기관의 협조 등이 합쳐진 결과인데, 다른 기관들은 다 무시하고 검찰 명의만 챙기려 하니까 억울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서 위탁모 사건은 김모(39)씨가 위탁 받아 돌보던 15개월 영아를 폭행하고 음식물을 제공하지 않는 등 학대하다 지난해 11월 숨지게 한 사건이다. 김씨에게는 지난달 26일 1심에서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징역 17년이 선고됐다.
오 경감은 “강 부장검사는 ‘당시 검찰 지휘에 따라 김씨를 피의자로 전환했고 긴급체포가 이뤄졌다’고 말하지만 사실과 다르다”면서 “담당 수사팀은 신고 접수 때부터 김씨를 피혐의자로 조사했고, 긴급체포를 안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체포를 결정 뒤 담당 검사에게 전화로 협조를 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지시 대부분이 상당히 의례적인 것들이었기 때문에 이 사건을 ‘검찰 개입 없이는 묻혔을 사건’처럼 몰아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오 경감은 “아동범죄 특성상 경찰 차원에서 사건이 종결되면 범죄 자체가 묻혀 버릴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일축했다. 그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검사가 직접 아동보호기관 관계자나 국선변호인을 고소인으로 지정해 경찰의 불송치 사건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며 “또한 아동범죄는 아동복지법에 따라 초기단계부터 아동보호기관의 감시를 받아 경찰이 통제를 받지 않고 임의로 사건을 종결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오 경감은 “검경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강서 위탁모 사건이 다시금 부상하는 게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그는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이제 와 검경이 서로 누가 잘했냐고 따지는 게 피해 아동과 유족 등에게 너무나 죄송하다”고 말했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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