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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답답한 정국…여야정 상설협의체 가동 약속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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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문제로 여야 정치권이 대치하고 있는 것은 정치 성격상 이해할 수 있지만, 국민 입장에선 답답한 국면”이라면서 “민생과 추가경정예산 문제도 논의해야 하는 만큼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가동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9일 KBS특집 대담 프로그램에서 “지난 3월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가동키로 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그 약속을 함께 국민들에게 지켜 보이자”며 이같이 밝혔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손뼉 소리가 난다. 제 제안에 대해 야당 측에서 대답이 있기를 바란다”며 야당의 호응을 거듭 요청했다. 그러면서 패스트트랙 강행에 ‘좌파독재’라고 공격한 자유한국당에 대해선 “촛불민심에 의해 탄생한 정부가 독재라니 참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패스트트랙의 성격은 다수 의석을 가진 쪽에서 독주하지 못하게 하면서 야당은 물리적 저지를 하지 않기로 하고, 그 해법으로 마련한 것”이라며 “그 해법을 선택한 것을 독재라고 한다면 정말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했다.
최근 문무일 검찰총장이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에 올라간 검경수사권 조정법안과 관련해 공개 반발한 것과 관련해선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검찰이 보다 겸허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사정기구로서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에 개혁의 방안으로 논의되는 것이다. 검찰 스스로 개혁할 수 있는 많은 기회들을 지금까지 놓쳐왔다”고 지적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안 등 검찰개혁에 앞장 섰던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거취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민정수석의 가장 중요한 책무가 인사검증뿐 아니라 권력기관의 개혁”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개혁은 다 했고, 법제화하는 과정이 남아 있는데 그런 과정까지 성공적으로 마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패스트트랙으로 올라간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는 순간까지 조 수석이 남아주길 바란다는 뜻을 보인 것이다. 조 수석의 내년 총선 출마를 예상하는 일각의 전망에 대해선 “정치를 권유하거나 그럴 생각은 없고, 전적으로 본인이 판단할 문제”라고 답했다.
보수 진영의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요구와 관련해선 부정적인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두 전임 대통령께서 지금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정말 가슴이 아프다”면서도 “그러나 아직 재판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사면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3일 사회 원로를 청와대에 초청해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선 적폐 청산, 후 협치’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언론 보도도 부인했다. 문 대통령은 “헤드라인이나 자막을 그런 식으로 뽑은 것”이라며 “적폐 수사 재판은 앞 정부에서 시작돼 우리 정부는 기획하거나 관여하지 않았고, 수사를 통제할 수 없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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