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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최저임금 1만원 공약에 얽매일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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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년 대담-최저임금ㆍ주52시간제]
문재인 대통령은 9일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공약에 얽매어 무조건 그 속도대로 인상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부작용으로) 자영업자나 가장 아래층의 노동자들에게 발생한 어려움에 대해선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기조에 따라 최저임금은 지난 2년간 크게 인상(29%)됐으나, 여러 부작용도 동반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7월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이라는 공약을 달성하지 못하게 된 점을 사과한데 이어 이날 공식석상에서 다시 사과한 것은 내년 최저임금결정을 위한 본격적 논의를 앞두고 있는 최저임금위원회에 ‘속도조절’ 메시지를 준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특별대담에서 이같은 생각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은 결정 권한이 대통령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최저임금위원회에 있어 대통령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고용감소 등의 부작용을 감안하면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인했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시장 안에 들어와 있는 분들의 급여 수준은 굉장히 좋아졌지만, 고용시장 밖에 있는 자영업자나 저소득 노동자들의 어려움은 함께 해결하지 못해 가슴이 아프다”며 “(공약에 얽매이지 말고)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우리 사회, 우리 경제가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는지 적정선을 찾아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지난해 임금근로자 상위 20%와 하위 20%의 임금 격차가 2008년 이후 가장 줄어든 규모라는 점을 거론하며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노동시장 내부의 양극화 문제가 일부 해소됐다는 점도 거론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주52시간제 도입을 앞둔 노선버스 업계가 오는 15일 전국 총파업을 예고하는 등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현장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 낙관적인 평가를 내놨다. 문 대통령은 “버스 업종이 (근로시간 제한을 받지 않는) 특례업종에서 제외된 후 대부분의 지자체는 준공영제나 공영제가 안착됐지만 (준공영제를 실시하지 않는) 경기도가 새로운 채용도 해야 하고 요금 인상도 해야 하는데 (미루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주5일 근무제가 생소했지만 잘 안착된 것처럼, 충분히 대비책을 마련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버스업종 주 52시간 시행에 따른 버스 운전사 임금감소의 보존을 놓고 중앙정부, 지자체, 버스회사 간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아, 이 문제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발언에 대해 대해 최영기 한림대 객원교수(전 한국노동연구원장)는 “최저임금위원회나 정부 정책 담당자들에게 공약에 얽매이지 말라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며 “최저임금 이슈가 고용 압박뿐 아니라 소득주도성장과 일자리 정책의 동력도 떨어뜨리는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고 평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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