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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철학 가장 잘 이해”… 청와대 대변인에 고민정 파격 기용

입력
2019.04.25 11:17
수정
2019.04.25 19:3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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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아나운서 출신… 문 대통령이 2017년 대선 당시 직접 영입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청와대 대변인에 고민정 부대변인을 발탁했다. 지난 2월 부대변인 임에도 이례적으로 대변인과 같은 직급인 비서관으로 파격 승진한 데 이어, 공석이 된 대변인자리까지 오르면서 고 신임 대변인을 향한 문 대통령의 두터운 신뢰를 재확인시켜줬다. 다만 정무적 판단 능력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조기에 불식시켜야 신임 대변인으로서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고민정 신임 청와대 대변인이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아시아뉴스네트워크(ANN) 이사진 접견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집중해서 듣고 있다. 고 신임 대변인은 박수현 국회의장 비서실장, 김의겸 전 대변인에 이어 문재인 정부 청와대 세번째이자 현 청와대 첫 여성 대변인으로 기록되게 됐다. 연합뉴스
고민정 신임 청와대 대변인이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아시아뉴스네트워크(ANN) 이사진 접견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집중해서 듣고 있다. 고 신임 대변인은 박수현 국회의장 비서실장, 김의겸 전 대변인에 이어 문재인 정부 청와대 세번째이자 현 청와대 첫 여성 대변인으로 기록되게 됐다. 연합뉴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참모 중 한 사람”이라며 고 신임 대변인 인선 소식을 전했다. 고 대변인은 신임 인사를 겸한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께서 자신 있고 당당하라고 당부 말씀을 주셨다”며 “자신(문 대통령의)의 생각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인선 배경을) 들었다”고 말했다.

고 대변인은 1979년 8월생으로 만39세다. 전임 대변인보다 16살 아래로, ‘젊은 대변인’ 임명으로 청와대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효과를 기대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윤 수석은 “대통령 비서실의 가장 젊음 여성 비서관인 고 대변인은 여러 세대, 또 다양한 계층과 잘 소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고 대변인 발탁은 김의겸 전 대변인이 지난달 29일 사퇴한 뒤 한 달여만의 장고 끝내 내린 결론이다. 문재인 정권 출범과 함께 청와대 부대변인으로 함께 해온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고 대변인은 김 전 대변인 낙마 이후 사실상 대변인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윤 수석은 “그동안 부대변인으로 활동하며 뛰어나고 충실하게 업무를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2월 대선을 앞두고 서울 마포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주간 문재인' 촬영에 앞서 고민정 대변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2월 대선을 앞두고 서울 마포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주간 문재인' 촬영에 앞서 고민정 대변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고 부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2017년 대선 당시 직접 영입한 인사로, KBS 아나운서 자리를 놓고 정치권 입문 이후 빠른 속도로 정치적 입지를 넓혔다. 2017년 대통령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 대변인을 맡은 데 이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줄곧 청와대 부대변인을 맡아 왔다.

지난 1월 사의설이 돌기도 했으나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사임을 만류했다. 고 대변인은 이후 “개인적 이유로 장기간 휴가 중이었다”고 사임설을 부인했고, 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에서 비서관으로 영전했다. 여권 한 관계자는 “고 대변인에 대한 문 대통령의 신뢰는 누구보다 두텁다”며 “딸 다혜씨와 비슷한 나이로 문 대통령이 대화하기에 편하게 여길 수 있는 상대라는 장점도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지난 2년간 부대변인으로서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일정을 주로 담당해 왔다는 측면에서 정무적 판단에 대한 검증 과정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없지 않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 등 외교ㆍ안보 이슈와 관련해 전면에 나선 경험이 많지 않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윤 수석은 “아나운서 출신이라고 해서 정무감각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편견”이라며 “언론에서 줄곧 활동했고, 청와대 부대변인으로서 뛰어난 정무감각을 보여 온 것으로 자체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5월 10일 저녁 문재인 정부 1년을 맞아 청와대가 인근 주민을 초청해 개최한 음악회 '달빛이 흐른다'.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음악회에서 고민정(왼쪽 첫번째) 부대변인이 사회를 보고 있다. 아이를 안은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활짝 웃고 있다. 청와대 제공
지난해 5월 10일 저녁 문재인 정부 1년을 맞아 청와대가 인근 주민을 초청해 개최한 음악회 '달빛이 흐른다'.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음악회에서 고민정(왼쪽 첫번째) 부대변인이 사회를 보고 있다. 아이를 안은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활짝 웃고 있다. 청와대 제공

고 대변인 인선으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30대 여성 대변인 시대를 맞게 됐다. 앞서 이명박 정부에서는 MBC 기자 출신인 김은혜 대변인이 만38세에,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을 지냈던 김희정 대변인이 만39세에 잇따라 발탁된 전례가 있다. 여성은 아니지만, 노무현 정부에서는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시 만 40세로 대변인에 기용된 바 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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