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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대변인 사의 표명 “건물 매입 몰랐다”

입력
2019.03.29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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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청와대사진기자단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청와대사진기자단

고가 건물 매입 논란에 휩싸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9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라고 해명했다.

김 대변인은 메시지를 통해 “떠나려고 하니 출입 기자들의 얼굴이 맨 먼저 떠오른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고가 건물 매입 논란과 관련해 자신은 매입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했다. 그는 “어제 여러분들 앞에서 해명을 하면서도 착잡했다. 여러분의 눈동자에 비치는 의아함과 석연찮음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너무 구차한 변명이어서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떠나는 마당이니 털어놓고 가겠다”고 입을 열었다. 김 대변인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었다. 제가 알았을 때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었다. 이 또한 다 제 탓”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집 마련에 대한 남편의 무능과 게으름, 그리고 집 살 절호의 기회에 매번 반복되는 ‘결정 장애’에 아내가 질려있었던 것”이라며 “궁금한 점이 조금은 풀렸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의를 밝힌 김 대변인은 이어서 언론과의 관계, 현안에 대한 언론의 보도 방향에 대한 자신 생각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그는 “돌이켜보면 저 같이 ‘까칠한 대변인’도 세상에 없을 것”이라며 “걸핏하면 설전이 벌어졌다고 묘사하는 기사도 있었다. 불친절을 넘어서 강퍅하기 그지없는 대변인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춘추관에 나와 있는 여러분이 싫어서는 결코 아니다. 여러분 뒤에 있는 보도 책임자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언급했다. 김 대변인은 “보수 언론들이 만들어내는 논리에는 정면으로 반박하고 싶었다”고도 했다. 그는 “특히 국내 정치적인 문제는 서로 이해관계가 엇갈리기에 타협하고 절충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한반도 문제는 다르다. 민족의 명운이 걸려있고, 우리가 사는 터전의 평화 번영과 직결돼 있다”며 “위에서 내려오는 지시에 한번만 의문을 달아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기사를 작성하면서 한번만 더 생각하고 써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선배들은 머리가 굳어있어 생각을 바꾸기 쉽지 않다”고 자신이 갖고 있던 언론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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