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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1억이나 떨어지고 ‘지진도시’ 오명” 포항시민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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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열발전소 당장 폐쇄하고 원상복구 해야”… 이재민들 “정부에 보상 요구 길 열려”
경북 포항시민들은 20일 포항지진이 정부에서 추진한 지열발전 프로젝트로 촉발됐다고 발표되자 “정부가 정신적 물질적 피해에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며 분노했다.
김정숙(59ㆍ북구 장량동)씨는 “포항지진을 겪고 난 후 창문이 조금만 흔들려도 놀라 뛰어 나갈 정도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데 지열발전 때문이라 하니 허탈하면서도 너무 화가 난다”며 “집값도 1억원이나 떨어지고 하루 아침에 지진도시라는 오명까지 썼다”고 말했다.
이종수(48ㆍ북구 흥해읍)씨는 “지열발전이 포항지진을 일으킬 수 있다는 학자들의 주장이 계속 나왔는데도 정부는 가동만 멈추고 아무런 조치를 안 했다”며 “지열발전을 당장 폐쇄하고 더 이상 지진이 일어나지 않도록 원상복구 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지진으로 집이 모두 부서져 2년째 컨테이너 등에 살고 있는 이재민들은 지열발전이 포항지진의 원인이라는 발표에 분노하면서도 정부에 보상을 요구할 길이 열렸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김대명 포항 대동빌라 재건축 추진위원장은 “지열발전소가 포항지진의 방아쇠 역할을 했을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정부조사단도 같은 내용으로 발표하니 정부에 지원과 보상을 요구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포항 북구 환호동 대동빌라는 총 81가구의 아파트로, 포항지진 후 철거 대상이 된 공동주택 7곳, 총 572가구 가운데 가장 먼저 재건축을 추진하는 곳이다. 대동빌라는 지난해 8월 부서진 아파트를 철거했지만 수천 만원에서 1억 원이 넘는 개인 분담금에 이후 작업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대동빌라처럼 포항지진으로 전부 파손된 주택은 671가구, 절반 정도 파손된 주택 285가구 등 956가구다. 이 중 793가구의 1,990명이 임대주택 등의 주거 지원을 받아 살고 있다. 또 포항 흥해초등학교 옆에 컨테이너로 만든 임시 이주 단지 ‘희망보금자리’에 30가구가 입주해 있다. 흥해체육관 대피소에 마련된 텐트에서는 아직도 30여 명이 머물고 있다.
지난 2017년 11월15일 일어난 규모 5.4의 포항지진은 경주 지진에 이어 1978년 본격적인 지진 관측 이래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지진이다. 또 역대 가장 많은 피해가 발생한 지진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포항지진으로 인한 시설물 피해 총 2만7,317건이며, 피해액은 551억원으로 집계했다. 하지만 한국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총 피해액은 3,000억원이 넘는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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