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노량진 수산시장 폐쇄 작업 돌입… 수협ㆍ상인 난투극

입력
2019.02.08 22:48
수정
2019.02.08 23:10
8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출입구를 봉쇄한 수협의 조치에 반발한 상인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뉴스1
8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출입구를 봉쇄한 수협의 조치에 반발한 상인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뉴스1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 사업 방식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수협과 구(舊) 수산시장 상인들이 8일 또다시 충돌했다. 수협이 구 수산시장의 차량 통행로를 봉쇄하면서다.

수협은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차량 3대와 대형 콘크리트 블록을 이용해 구 수산시장의 차량 통행로를 가로막는 작업에 착수했다. 충돌을 막기 위해 경찰차와 경찰버스도 동원됐다. 수협 관계자는 “불법 점유된 공간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폐쇄라는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치를 이어가던 양 측은 오후 7시 10분쯤 처음으로 충돌했다. 구 수산시장 상인들과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등 노동단체 300여명은 지게차를 이용해 수협이 구축한 방어벽을 뚫으려 했고 이를 막으려는 수협 직원 100여명과 20여분 정도 몸싸움을 이어갔다.

상인들이 집회 시위를 시작하면서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몸싸움은 오후 7시 50분쯤 다시 시작됐다. 양측은 서로 멱살을 잡으며 유리조각을 던지기도 했다. 경찰이 이를 중재하려 했지만 오후 8시를 넘어서도 몸싸움은 계속됐다. 수협 관계자는 “직원 한 명이 유리조각에 맞아 구레나룻 부분이 찢어져 병원으로 이송됐다”라고 전했다.

이후 양측은 산발적으로 대립을 이어갔다. 민주노련 관계자는 “계속해서 수협이 설치한 방어벽을 제거하는 중”이라며 “구 수산시장 상인들 위주로 차량 통행로를 열었고 밤을 새서라도 이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수협 관계자는 “구 수산시장을 폐쇄하는 것은 정당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폐쇄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량진 수산시장을 둘러싼 갈등은 3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수협은 2015년 안전 등을 이유로 구 수산시장을 대신할 새 건물을 세우고 이전을 요구했지만 구 시장 상인들은 임대료가 비싸고 면적이 좁다는 이유로 거부해왔다. 현재 구 시장에는 120여 명의 상인이 잔류 중이다.

오세훈 기자 comingh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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