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ㆍ김경수까지…'집권 3년차' 징크스 시작됐나

손혜원ㆍ김현철ㆍ김경수까지… 돌파구 못 찾는 3년차 문정부

입력
2019.01.31 18:30
수정
2019.01.31 21:4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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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구속에 정권 정당성마저 의심… 민생행보 등 돌파구 찾기 분주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지사가 30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뒤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출범 후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맞닥뜨렸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고용 위기 및 경기침체, 손혜원 의원의 목포 투기 의혹, 김경수 경남지사의 댓글조작 유죄선고가 잇따르면서 핵심 경제정책 기조인 제이(J)노믹스, 정권 도덕성, 대선 정당성에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더불어민주당 한 의원은 31일 “김 지사 사건은 당분간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며 “집권 3년차에 접어들었다는 게 비로소 실감이 된다”고 말했다.

여권은 지난해 연말부터 김태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원의 폭로전,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내부 제보, 서영교 의원의 재판거래 혐의, 손혜원 의원의 목포 문화재 거리 투기 등 ‘도덕성 논란’으로 연일 홍역을 앓고 있다. 최근에는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50, 60대는 할 일 없다고 산이나 가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험악한 댓글만 달지 말고 아세안(ASEAN)으로 가야 한다”고 말실수를 했다가 경질됐다. 전형적인 집권 3년차 증후군을 보인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아직은 개인의 일탈 내지 정치 공세일 뿐 정권의 위기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어 왔던 여권은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며 여권의 차기 주자로 꼽히던 김 지사의 구속 사태까지 맞게 되자 위기를 실감하는 분위기다. 김 지사가 선거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혐의가 확정될 경우 정권의 정당성이 의심받을 정도로 폭발력이 큰 사건이기 때문이다. 당장 야당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을 정면 겨냥해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여권 내부에조차 위기관리에 잇따라 실패하고 있다는 자성이 나온다. J노믹스의 위기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노동시간 도입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 기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청와대와 당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 해 왔다. 여권이 일방적으로 개혁 정책을 추진하면서 민심과 거리가 벌어진 사례로 꼽힌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이미 여러 차례 빨간 불이 켜졌는데 높은 지지율에 취해 안일하게 대응한 측면이 있다”며 “김 지사의 경우도 당이 조직적으로 나서 사법부를 적폐로 몰고 가는 게 맞는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광주시청에서 열린 광주형 일자리 투자 협약식에 참석해 이용섭 광주시장의 소감을 듣고 있다. 광주=류효진 기자

문제는 해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여권은 국정운영 지지율 급락의 근본 원인이 실물 경기의 침체에 있다고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이 연초 대대적인 친기업 행보를 보인 것도 민심을 얻으려면 경제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기업과 소통을 늘려야 한다는 안팎의 고언과 충고를 받아들인 결과였다. 하지만 고용 절벽과 경기 침체는 금세 반전 계기를 찾을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는 게 고민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재계와 접촉면을 넓히면서 시장에 기대감을 주려는 찰나에 대형 악재가 터졌다”며 “당분간 부담이 될 테지만 민생 행보를 계속 이어가면서 성과를 내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여권에선 개혁 입법에 본격적인 속도를 내야 하는 집권 3년차를 이렇게 허비할 경우 레임덕이 빨리 올 수 있다는 위기 의식도 느껴진다. 특히 지리멸렬하던 제1야당은 2ㆍ27 전당대회를 계기로 최근 급속히 결집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내년 4월 총선 프레임이 정권 심판론으로 흐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야권에선 공공연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이르면 오는 4ㆍ3 재보궐선거를 치르는 부산ㆍ울산ㆍ경남 지역이 민심의 풍향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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