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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광화문광장 설계안 두고 김부겸-박원순 정면충돌

입력
2019.01.25 10:49
박원순(왼쪽) 서울시장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연합뉴스
박원순(왼쪽) 서울시장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연합뉴스

새 광화문광장 설계안을 두고 서울시와 행정안전부가 정면 충돌했다. 설계안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김부겸 행안부 장관의 말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절대 안 되는 일이 어디 있느냐”고 공개적으로 맞서면서다.

박 시장은 25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세상에 안 되는 일이 어디 있겠느냐”며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정부, 특히 청와대 하고 저희들이 그 동안 쭉 추진해왔던 일”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어제 행안부에서 (반대) 성명서를 냈다가 잘해서 해결해 나가겠다고 양 기관이 만나 발표까지 했다. 그런데 장관님이 무슨 뜻에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모르겠다”며 “만나서 잘 해결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장관은 이날 발행된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의 설계안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협의 과정에서 우리가 안 된다고 수 차례 이야기했는데, 합의도 안 된 사안을 그대로 발표하는 경우가 어디 있나. 그냥 발표해서 여론으로 밀어붙이려는 것인가”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설계안대로 정부서울청사 앞 도로를 없애 광화문광장을 붙이면 차량으로 청사에 진입할 수 없고, 건물 뒤편 어린이집 안내실 경비대 등을 철거해야 해 청사를 포기해야 하는데, 청사를 관리하는 행안부 장관 입장에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행안부는 23일에도 광화문광장 설계안에 대해 “수용이 곤란하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한편 박 시장은 종로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정비사업 전면 재검토에 대한 비판 여론에도 입장을 표명했다. 도시건축가인 김진애 전 국회의원은 전날 이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작년에도 독립문 옥바라지 골목을 살린다고 해서 마지막 철거 순간에 중단을 시켰는데 결국 보존은 못했다. 박 시장의 버릇이 문제가 있다. 이번 일은 박 시장이 비판 받아 마땅하다”고 비난했다.

이에 박 시장은 “처음 시작한 것 그대로 가는 게 99.9(퍼센트)고 이렇게 잘못된 게 발견되면 바로 시정을 하는 게 맞는 일이지, 그럼 끝까지 (그대로) 가는 게 바른 일입니까”라고 반박했다. 그는 “너무나 오래되고 노후화하면 재생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다 보면 일부 철거도 할 수는 있는데 시민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을지면옥, 양미옥, 이런 곳들이 철거 대상에 들어 있었는지 몰랐었다”면서 “철거되면 다시 살릴 수 없어 재검토하라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 시장은 차기 대선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황교안, 홍준표, 오세훈 등 자유한국당 당권 주자 중 누가 대선 후보로 상대하기 편하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다 편하다”고 했다가 “아 근데, 무슨 후보라고요”라고 되물었다. “잠재적 대선 후보”라는 진행자의 설명에 박 시장은 “그런 얘기 하면 신문에 크게 난다”며 앞선 답변을 부인했다. 차기 대선에 나가겠느냐는 질문에도 “서울시장을 열심히 하겠다”는 답만 반복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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