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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딜 브렉시트’ 현실화 땐 손흥민 EPL 경기 못 볼 수 있다

입력
2019.01.16 16:46
수정
2019.01.16 20:1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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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부활로 국내 스카치 위스키 가격 20% 상승

손흥민 선수 국내 중계도 중단 가능성

1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의사당 앞 광장에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반대 시위를 벌이던 한 남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의사당 앞 광장에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반대 시위를 벌이던 한 남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영국이 유럽연합(EU)과 아무런 합의 없이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한ㆍEU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관세철폐 효과가 사라지면서 한국과 영국 간 수출ㆍ입 가격이 상승, 양국 교역에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브렉시트 예정일인 3월29일까지 한ㆍ영 FTA 체결을 마무리해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우리나라가 영국으로 수출하는 상품 관세가 평균 4% 상승하고, 영국에서 수입하는 상품 관세도 5.4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이 노딜 브렉시트로 한-EU FTA의 테두리에서 벗어나면 세계무역기구(WTO) 최혜국대우(MNF) 관세율이 적용, 관세가 부활하기 때문이다.

영국산 상품의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인데 대표적인 게 ‘스카치 위스키’다. 지난해 1억5,000만 달러 상당을 무관세로 수입했던 스카치 위스키엔 20%의 관세가 붙게 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 선수의 국내 중계도 시청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한-EU FTA에선 영국 위성방송사업자가 국내로 직접 EPL 영상을 전송할 수 있도록 했지만, 노딜 브렉시트 이후엔 국내 위성방송사업자를 거쳐야 한다. 절차가 복잡해지면서 중계 비용이 증가하고, 최악의 경우 국내 사업자를 찾지 못하면 중계가 중단될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영국 수출도 어려워진다. 주요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엔 각각 최대 10%, 4.5%의 관세가 붙고, 선박과 항공기 부품도 각각 0.56%, 1.76% 관세 인상이 예상된다. 최남석 전북대 무역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대 영국 수출품인 철강, 화학제품, 반도체,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특히 영국은 EU에서 투자의 허브역할을 하는 곳인데 국내 기업들이 투자처를 영국에서 다른 국가로 옮기는 등 큰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이날 노딜 브렉시트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한ㆍ영 FTA를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ㆍ영 FTA 체결과 관련해 지난해 타당성 조사와 공청회 개최를 완료했다”며 “국회 보고 등 FTA 체결을 위한 국내 절차도 조속히 마무리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한ㆍ영 FTA가 체결ㆍ발효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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