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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상연맹, 조재범 징계 여태 안하고 미적거렸다니…

입력
2019.01.14 21:17
수정
2019.01.15 06:5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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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 등 선수 폭행, 1년 지나서야 영구제명 확정

14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동계단체사무국에서 열린 빙상연맹 관리위원회 회의에서 김영규 관리위원장이 회의 시작에 앞서 생각에 잠겨 있다. 서재훈 기자
14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동계단체사무국에서 열린 빙상연맹 관리위원회 회의에서 김영규 관리위원장이 회의 시작에 앞서 생각에 잠겨 있다. 서재훈 기자

선수 폭행으로 영구제명 조치를 당한 줄 알았던 조재범 전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의 징계가 1년이 지나서야 최종 확정됐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리위원회는 14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동계단체사무국에서 회의를 열고 조 전 코치의 징계를 뒤늦게 확정했다. 지난해 1월 심석희가 조 전 코치의 폭행으로 진천선수촌을 이탈한 사실이 알려진 지 1년이 지났지만 조 전 코치는 엄밀히 징계를 받지 않은 상태였던 것이다. 연맹은 당초 사건이 불거지고 일주일 뒤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조 전 코치를 영구제명 했지만 실효성이 없었다.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왕따 주행 사건’이 계기가 돼 문화체육관광부가 연맹을 상대로 진행한 특별감사에서 문체부는 조 전 코치의 징계 절차를 문제 삼았다. 스포츠공정위원회가 피해자 조사 등을 하지 않고 징계 결정을 내린 데다, 스포츠공정위원회 위원 구성도 규정(9∼15명)에 못 미치는 8명이었기 때문에 절차에 하자가 있다는 지적이었다.

문체부는 이런 절차를 문제 삼아 조 전 코치가 향후 영구제명에 이의를 제기할 경우 징계가 감경 되거나 사면될 가능성이 있다며 재심의가 필요하다고 봤다. 문체부의 감사 결과가 발표된 것은 지난해 5월이었지만 이후에도 연맹은 관리단체 지정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라 재심의를 하지 않았다. 연맹 관계자는 “관리단체 지정 전 집행부가 징계를 논의하면 논란이 있을 수 있어 관리단체 지정 이후로 미뤘다”며 “관리단체 결정이 미뤄진데다 이후엔 현안에 먼저 중점을 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절차 문제를 보완한 것뿐”이라며 “확정 이전에도 조 전 코치가 사실상 징계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결국 1년 전 폭행 사건 이후 절차도 갖추지 않은 채 성급히 징계를 결정했던 연맹은 성폭행 폭로가 추가된 이후에야 징계를 확정했다. 이외에도 연맹은 빙상계 성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의 일환으로 국가대표 합숙 훈련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훈련단에 여성 지도자ㆍ심리상담사를 포함하기로 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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