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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기업 지불능력 고려' 법에 명시한다

입력
2019.01.07 16:30
수정
2019.01.0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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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31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임서정 차관이 2019년 최저임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31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임서정 차관이 2019년 최저임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저임금 결정 과정이 이원화 돼 전문가의 입김이 강해진다.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 기업의 지불능력과 고용 수준, 경제성장률 등 경제 여건을 고려하기로 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을 내놓은 것은 1988년 최저임금 제도 도입 이후 31년 만이다.

개편안에 따르면 현재는 한 몸인 최저임금금위원회를 기능에 따라 구간설정위원회, 결정위원회 두 개로 쪼갠다. 구간설정위원회가 최저임금 상ㆍ하한을 정하면, 결정위원회가 상ㆍ하한 범위 내에서 최저임금안을 심의ㆍ의결하는 방식이다.

구간설정위원회는 전문가위원 9명으로 구성된다. 고용부는 전문가위원 선정 방법으로 △노ㆍ사ㆍ정이 각각 5명씩 총 15명을 추천한 후, 노ㆍ사가 각각 기피 인물 3명씩 총 6명을 순차 배제하는 방안(1안) △노ㆍ사ㆍ정이 각각 3명씩 추천해 9명으로 구성하는 방안(2안) 두 가지를 제안했다.

구간설정위원회가 구간을 결정할 때 준거가 되는 결정 기준도 보완했다. 근로자의 생계비, 소득분배율, 임금수준, 사회보장급여 현황 등 ‘근로자의 생활보장’ 항목과 노동생산성, 고용수준, 기업 지불능력, 경제성장률을 포함한 경제 상황 등 ‘고용ㆍ경제상황’ 항목을 최저임금 결정기준으로 삼기로 했다. 현행 최저임금법은 ‘근로자 생계비, 유사 근로자 임금,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 등’만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새로 추가된 고용수준과 기업의 지불능력, 경제성장률 등은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늦추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결정위원회는 구간설정위원회가 정한 상ㆍ하한 구간 사이에서 최저임금안을 결정한다. 결정위원은 노ㆍ사ㆍ공익위원 각각 7명씩 총 21명 또는 각각 5명씩 총 15명으로 정할 예정이다. 결정위원 중 공익위원 7명은 △국회가 3명, 정부가 4명을 추천하거나(1안) △노ㆍ사ㆍ정이 각각 5명을 추천한 뒤 노ㆍ사가 각각 4명씩 순차로 배제하는 방식(2안)으로 선정할 예정이다. 현재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은 정부가 전적으로 선정하는데, 권한을 나눈 것이다.

결정위원 중 근로자ㆍ사용자 위원(노ㆍ사 각각 7명)을 선정할 때는 현재 법률이 정한 노사 단체가 추천하되, 청년ㆍ여성ㆍ비정규직 근로자, 중소ㆍ중견기업ㆍ소상공인 대표를 반드시 포함하도록 법률에 명시하기로 했다.

이재갑 장관은 “이렇게 최저임금 결정기준들이 보완되고, 구간설정위원회에서 전문가의 역할이 커짐과 함께, 계속 논란이 되어왔던 결정위원회 공익위원을 정부가 단독으로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공익위원 추천권을 국회나 노ㆍ사와 공유한다면, 그간 최저임금 결정과정에서 반복되어 왔던 소모적인 논쟁들은 상당부분 감소될 것”이라며 “사실상 정부가 최저임금을 결정한다는 논란도 많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 개편안은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으로 국회 입법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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