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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당신이 영웅]개인 기부는 훈훈, 기업 기부는 꽁꽁

입력
2018.12.22 04:4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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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열매 모금액 작년의 87% 수준

기부문화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기부하지 않는 이유로 ‘기부단체를 신뢰하지 못해서’라는 응답이 지난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발간 ‘기빙코리아 2018’ 자료
기부문화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기부하지 않는 이유로 ‘기부단체를 신뢰하지 못해서’라는 응답이 지난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발간 ‘기빙코리아 2018’ 자료

연말연시 기부금 모금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연말 대규모 모금에 참가하는 이들은 주로 기업들의 목돈 기부인데, 경기 악화 등으로 기업들이 모금활동 참가를 꺼리게 된 것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액이 크지는 않더라도 개인의 기부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고 관련 단체들은 전했다.

21일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사랑의 온도탑’을 설치하면서 시작된 ‘희망2019나눔캠페인’을 통해 모금한 금액은 19일 기준 1,4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2%에 그친다. 내년 1월말까지 진행되는 이번 캠페인의 목표 금액은 지난해 모금액보다 1.3% 많은 4,105억원이지만, 아직 사랑의온도탑은 34.5도에 머물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이 최근 250억원의 거액을 일시 기부하면서 6도를 한꺼번에 올렸으나 아직 역부족이다.

대한적십자사 역시 올해 회비납부가 부진해 지난해보다 모금액이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적십자사는 적십자회비와 후원회비, 기부금품 등을 합쳐 모두 1,028억6,700만원을 모금했으나, 올해는 이보다 약 4.7% 감소된 981억7,100만원 모금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지난해 ’어금니아빠’ 사건과 같은 개인의 일탈, 연이은 일부 후원단체의 기부금 횡령 사건 이후 기부에 대한 불신·기피 현상이 있었고, 지속되는 경제 불황 등으로 국내 모금단체 활동 전반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적십자사는 비영리 기관 중 최초로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했고 모금단체 중 유일하게 국정감사, 보건복지부 감사, 외부회계감사 등을 통해 투명성을 검증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경기 악화로 기업의 연말 기부가 주춤하고 있지만 그래도 개인 기부는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의 전현경 전문위원은 “기부 트렌드 변화로 연말보다 연중,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기부가 늘고 있다”면서 “연말에 기업으로부터 목돈을 모금하는 단체의 경우 경기 악화로 고전하고 있으나, 개인 기부는 꾸준하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국세청 통계연보에 따르면 기업 기부금액은 2014년 4조9,063억원에서 2016년 4조6,472억원으로 줄었으나, 같은 기간 개인 기부금액은 7조7,178억원에서 8조2,213억원으로 늘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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