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까지 제조 중소기업 절반, 스마트 공장으로

입력
2018.12.13 15:53
수정
2018.12.13 22:16
18면

정부 2조3000억원 투입, 스마트공장 3만개 구축

스마트 산단도 10곳 조성

중소기업 코렌스의 스마트 공장
중소기업 코렌스의 스마트 공장

정부가 2022년까지 제조 중소기업의 절반 정도를 스마트공장으로 바꾸고, 스마트 산업단지를 10곳 조성한다. 정부의 기존 스마트 공장 2만개 건설 추진 계획에서 1만개를 더 늘린 것으로, 중소기업 제품생산 구조를 첨단화해 우리 제조업을 혁신하겠다는 목표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와 기획재정부 등 9개 부처는 13일 경남도청에서 ‘중소기업 스마트 제조혁신 전략 보고회’를 열고 이 같은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2조3,000억원을 들여 스마트 공장 3만개를 구축한다. 이렇게 되면 전체 제조 중소기업(약 6만여 개)의 50% 정도가 스마트공장 시설을 갖추게 된다. 이 사업에 쓰이는 지원 자금은 산업은행 1조원, 기업은행 5,000억원 등을 바탕으로 한 ‘스마트공장 설비 투자자금’ 2조원과 3,000억원의 전용펀드 구성을 통해 마련된다.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금을 바탕으로 스마트 공장 건설비의 60%를 지원하면 나머지 40%는 해당 중소기업이 매칭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중소기업 스마트 공장 구축에 대기업의 참여도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 4월 정부 30% 대기업 30% 중소기업 40%를 투자하는 형태의 ‘상생형 모델’을 도입해 대기업과 손잡고 지금까지 7,800개의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4대 대기업이 이 사업에 참여해 120억6,000만원을 출연했다. 중기부 설명에 따르면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후 해당 중소기업의 생산성은 30% 올랐고 불량률과 원가는 각각 43.5%, 15.9% 떨어졌다.

중소기업 스마트 공장 구축 계획 변경안. 그래픽=박구원 기자
중소기업 스마트 공장 구축 계획 변경안. 그래픽=박구원 기자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중기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올해부터 5년간 600억원을 투자해 2,500개 중소기업에 스마트공장을 구축하기로 했다. 2015년부터 가동한 ‘스마트공장 지원 태스크포스(TF)’도 내년에는 스마트공장지원센터로 격상한다. 센터장에는 1983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휴대폰 품질 향상을 이끈 제조전문가 김종호 전 글로벌품질혁신실장(고문)을 임명했다.

홍종학 중기부 장관은 “대기업들도 협력회사를 스마트공장으로 바꾸는 것이 대기업 경쟁력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어 더 많은 대기업이 이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동안 나타난 민간중심의 스마트공장 구축 생태계 조성, 지역 주도 보급체계 등의 성과를 바탕으로 우리 제조업 전반을 더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대기업 참여 유도를 위해 이 사업에 참여하는 대기업을 ‘동반성장지수’ 평가 시 우대하는 등 인센티브를 늘리기로 했다. 또 내년부터 대기업에서 퇴직한 스마트공장 기술 전문가 100명을 ‘스마트 마이스터’로 초빙해 중소기업에 파견할 계획이다. 스마트 마이스터는 해당 중소기업에 스마트공장 구축 컨설팅을 해주고 기술지원과 사후관리도 담당한다.

기존 산업단지를 스마트 제조혁신의 거점으로 육성하는 ‘스마트산단 선도 프로젝트’도 추진된다.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스마트산단 기획단’을 구성해 2022년까지 10개 스마트산단을 조성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국가 산단 2곳이 우선 선도 산단으로 지정된다.

정부는 스마트공장이 3만개 보급되면 일자리가 6만6,000개가 새로 생기고, 중소기업의 매출도약 18조원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새로 생기는 일자리는 단순 노무인력에서 고급 지식인력으로 전환되고 산재 감소,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누구나 취업하고 싶은 일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소기업 현장 일각에서는 정부가 스마트 공장 양적 확대에만 집중하며, 그로 인해 생기는 효과를 과도하게 부풀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수도권의 S 중소기업 대표는 “2조3,000억원을 3만개 중소기업으로 나눌 경우 1개 기업당 약 6,600만원이 지원된다는 얘기인데, 매칭할 돈이 없는 중소기업은 쉽게 공장 스마트화를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스마트 공장 전환이 맞는 방향이겠지만 당장 일거리가 없어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는 중기 입장에서는 와 닿지 않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