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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재신임에도… 인사참사ㆍ감찰반 비위 ‘벼랑 위 조국’

입력
2018.12.03 20:00
수정
2018.12.03 22: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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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권, 조 수석 경질론 총공세, “경질통해 무너진 靑기강 잡아야” 

김병준(앞줄 오른쪽)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성태(앞줄 왼쪽)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병준(앞줄 오른쪽)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성태(앞줄 왼쪽)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이 조국 민정수석 경질론을 정권 흔들기 프레임으로 접근하고 있지만,야당에서는 청와대 특별감찰반 직원 비위 사건을 계기로 경질론이 분출했을 뿐,이전부터 조 수석을 둘러싼 논란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는 입장이다.특히 문재인 정권 출범 직후부터 이어진 인사검증 실패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조 수석이 최근 ‘페이스북 정치’로 논란을 자초한 것이 결정타였다는 것이 대체적인 해석이다.이런 가운데 청와대 직원들의 기강해이와 도를 넘은 일탈행위까지 터지자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는 공감대가 확산됐다는 것이다.

조 수석 책임론은 정권 출범 직후인 지난해 6월 안경환 당시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검증 실패 등에서 본격적으로 분출되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위장전입과 편법적 재산 증식 등의 검증 미비 문제가 불거져 6명의 장ㆍ차관급 후보자가 낙마했고, 최근까지 조명래 환경부 장관을 비롯해 8명의 장관급 인사가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되는 과정에 조 수석의 책임이 적지 않다는 것이 야당의 시각이다.

조 수석이 민정수석 임명과 동시에 끊겠다던 페이스북 정치를 최근 재개한 것은 야당의 불만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었다.최근에는 페이스북 활동을 통해 양승태 사법농단 사건의 진실 규명을 위한 특별재판부 도입을 지원사격했다가 강민구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온라인 설전을 벌이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이를 두고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은“직원들이 윗사람 눈치 안보고 골프를 치러 다니는 동안 조 수석은 책상에 앉아 정치ㆍ경제ㆍ사회 등 국정 전반에 대한 페북질을 해대고 있었으니, 직원들의 기강이야 두말하면 잔소리 아니겠는가”라고 꼬집었다.최근 경호처 직원의 민간인 폭행, 의전비서관 음주운전까지 터지면서 일련의 청와대 공직기강 문제에 대한 조 수석의 책임론도 여전하다.

지난 주말부터 임종석 비서실장과 조 수석의 책임론을 거론해온 보수야당은 3일에는 공세 수위를 한층 더 끌어 올렸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대통령은 생활적폐 청산을 외치고 있는데 청와대 내부는 썩어 들어가고 있다”고 포문을 연 뒤 “(청와대 직원이) 비리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귀국 후에 어떤 조치를 내릴지 국민과 함께 지켜보겠다”고 압박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문 대통령은 조 수석을 경질해 청와대의 흐트러진 기강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 수석 경질론이 예사롭지 않은 것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뿐 아니라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민주평화당과 정의당까지 비판적인 기류로 돌아서고 있어서다.박주현 평화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청와대에서 연이어 기강 문란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조 수석이 책임을 지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도 “청와대가 할 일은 비위 사실의 진상을 전면적으로 공개하고 책임질 이들은 마땅한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가세했다.

조 수석 경질론이 정치 쟁점화하는 양상이어서 연말 정국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대치 국면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특히 야권은 이번 사태를 통해 여권이 밀어붙이는 사법적폐 청산 드라이브에 밀리지 않겠다며 신발끈을 동여매는 분위기다.한국당 한 관계자는 “민주당에서는 박근혜정부 시절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의 차이를 설명하는데 국민들 눈에는 조 수석의 현 상황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일 것”이라며 “민정수석 고유의 임무인 인사검증은 물론 공직기강 확립까지 실패한 상황에서 자리를 보전하려는 조 수석을 바라보는 민심은 이미 돌아섰다.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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