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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합의 이행 땐 바라는 바 이뤄주겠다고 김정은에 전해달라”

입력
2018.12.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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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文대통령에 밝혀… “김정은 서울 답방 때 메시지 전달” 당부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후(현지시간) 다음 방문지인 뉴질랜드로 향하는 공군 1호기 기내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후(현지시간) 다음 방문지인 뉴질랜드로 향하는 공군 1호기 기내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아르헨티나를 방문해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던 문재인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내 서울 답방을 할 경우 메시지를 전해달라고 했다”며 “김 위원장이 바라는 바를 자기가 이루어주겠다는 메시지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뉴질랜드로 향하는 공군 1호기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1일 에어포스원 기자간담회에서 “우린 (북미) 회담을 조만간, 즉 내년 1~2월쯤 할 것이다. 세 군데 장소를 논의했지만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며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CNN 인터뷰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시점과 관련, “내년 1월 1일 이후 얼마 안 돼(shortly)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내년 초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와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 추진이 다시 탄력을 받으면서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 재개의 불씨가 되살아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아주 우호적인 생각을 갖고 있고, 김 위원장을 좋아하고, 그런 만큼 김 위원장과 함께 남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마저 다 이행하기를 바라고, 김 위원장이 바라는 바를 자기가 이루어주겠다는 메시지를 전해달라는 당부를 하기도 했다”며 “비핵화 이후 북한 경제 발전을 위한 여러 가지 도움 등을 해줄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이 연내 답방할지는 김 위원장 결단에 달려 있는 문제”라며 “서울 답방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30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추가 모멘텀(계기)’이라고 평가했다.

남북은 지난 9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에 합의했으나 북미 대화가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진척되지 못했다. 하지만 한미 정상회담 및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 등으로 이제 공은 김 위원장에게 넘어갔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할 수밖에 없지만 최종 판단은 북한에 맡길 수밖에 없다”며 “설령 우리가 내년 초로 답방 시기를 잡는다고 해도, 김 위원장이 연말에 오겠다고 하면 못 받을 이유는 없지 않나”고 했다.

뉴질랜드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현지시간) 뉴질랜드 오클랜드 국제공항에 도착, 엠마 그랜트 해군 중령(총독 대리)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뉴질랜드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현지시간) 뉴질랜드 오클랜드 국제공항에 도착, 엠마 그랜트 해군 중령(총독 대리)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 철도 연결 문제와 관련, 문 대통령은 “실제로 착공 연결하는 일을 한다면 그것은 국제 제재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며 “착공이 아니라 어떤 일을 시작한다는 하나의 ‘착수식’이라는 의미에서 착수식은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은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향후 북한 비핵화 과정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 비핵화가) 20%가 될지 30%가 될지 어느 정도 단계가 되면 그때의 비핵화는 되돌릴 수 없는 단계가 될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단계가 되면 대북 제재 완화와 북미관계 정상화 등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의미였다.

‘북미 비핵화 협상 등을 둘러싼 한미 간 불협화음’ 관련 질문을 받은 문 대통령은 “미국과 불협화음 이런 이야기는 별로 근거 없는 추측성 이야기다. 도대체 어떤 근거로 그런 식의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반박하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신뢰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1일 열렸던 한ㆍ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며 “남아공은 과거에 핵개발 프로그램을 가졌다가 자발적으로 핵을 포기하고 경제 발전을 선택한, 그래서 거기에 성공한 하나의 모범적인 사례”라며 “그것이 북한에게 참고가 될 만한 그런 사례”라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국내 문제에 대해서는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한 뒤 경제 전망이나 국내 현안 등의 질문이 나와도 답변을 하지 않았다.

부에노스아이레스ㆍ오클랜드=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정지용 기자 cdrag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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