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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퍼니 인사이드] CJ제일제당, 글로벌 M&A 꾸준히 추진… 한식 세계화ㆍ실적 개선 ‘결실’

입력
2018.12.02 15:06
수정
2018.12.02 16:24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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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퇴계로에 있는 CJ제일제당센터. CJ제일제당 제공
서울 중구 퇴계로에 있는 CJ제일제당센터. CJ제일제당 제공

지난 6월 CJ제일제당이 미국 냉동식품 업체 슈완스 컴퍼니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증권가가 들썩였다. 1952년 미국 미네소타주에 설립된 슈완스는 연 매출 3조원이 넘는 업체로, 계약이 성사될 경우 CJ그룹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ㆍ합병(M&A)이 되기 때문이었다. 피자, 아이스크림, 육류, 해산물, 빵, 디저트 등 300여종의 냉동식품을 취급하는 이 회사는 특히 피자와 파이 시장에선 네슬레 등 글로벌 식품기업과 시장 점유율 1, 2위를 다투고 있을 만큼 입지가 탄탄하다.

증권가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당시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2014년 일본 식품회사 아지노모토가 미국 냉동식품 업체 윈저를 인수해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한 적이 있다”며 “인수 금액과 계약 구조가 합리적이라면 기업가치가 한 단계 도약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5개월여가 지난 지난달 15일 CJ제일제당이 슈완스 인수를 확정 짓자, 이 같은 기대는 더욱 높아졌다. 매출은 증가하지만, 7,000억~8,000억원대에 머물러 있는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1조원대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슈완스는 지난해 매출 약 3조2,400억원, 영업이익은 약 2,800억원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은 2조원이 드는 슈완스 인수에 자회사 CJ헬스케어 매각 대금을 투입해 재무 부담을 줄였다.

CJ제일제당이 이번 인수로 얻게 될 가장 큰 이득은 미국인에게 친근한 슈완스라는 브랜드와 미국 전역을 아우르는 슈완스의 물류ㆍ유통ㆍ영업망을 통해 현지에서 CJ제일제당 제품을 손쉽게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 브랜드 ‘비비고’ 제품을 판매하는 미국 현지 매장이 3,000여개에서 슈완스 인수 후 3만여개로 늘어나게 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목표인 ‘한식 세계화’를 북미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CJ제일제당 고위 임원은 “CJ는 아직 미국 내 인지도가 낮아, CJ제일제당이란 이름으로 사업을 벌이기보다 현지의 큰 기업을 인수해 단계적으로 CJ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 판단해 이번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내수 시장 정체로 성장이 더딘 식품업계에서 CJ제일제당은 흔치 않게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통운 인수 전인 2010년 4조원 규모였던 CJ제일제당의 매출은 지난해 CJ대한통운의 실적을 제외해도 9조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7년 만에 2.4배가 커졌다. 지난해 물류 사업 포함 연결 기준 매출은 16조4,772억원이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식품 부문은 5조1,102억원, 바이오부문 부문은 4조2,613억원을 기록했다. 두 부문 모두 전년 대비 10% 이상 늘어났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가정간편식(HMR)을 중심으로 한 식품 매출 확대와 해외 업체 M&A가 있다. 특히 시장 1위 제품들인 햇반과 냉동만두, 냉장면을 비롯해 비비고, 고메 등 간편식 부문 주력 브랜드 제품들의 실적이 좋았고, 최근 몇년간 라이신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바이오 부문에서 라이신 비중이 줄고 트립토판 등 아미노산 제품 판매가 늘었다. 지난해 농축대두단백 글로벌 1위 업체인 브라질 셀렉타를 약 2,100억원에 인수하며 바이오 사업을 더욱 키우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은 해외로 시장을 키워나가기 위해 꾸준히 글로벌 M&A를 추진했다. 식품업체 가운데선 미국에서만 애니천(2005년), 옴니(2009년), TMI(2013년), 카히키(2018년), 슈완스를 인수했고 러시아 라비올리(2017년), 독일 마인프로스트(2018년) 등 유럽 업체들도 품에 안았다. 또 2016년부터 이듬해까지 베트남의 킴앤킴, 까우제, 민닷푸드도 인수하며 동남아시아에서도 ‘한식의 세계화’를 실현할 기반을 마련했다. 바이오 부문에선 미국 메타볼릭스, 중국 하이더, 브라질 셀렉타 등을 인수하며 덩치를 키워나갔다.

국내외 사업 확대에도 CJ제일제당의 최근 3년간 영업이익(CJ대한통운 제외)은 5,000억~6,000억원대에 머물러 있다. 증권가에선 국내 진천 식품통합기지 신설, 해외 바이오 설비 증설 등 투자 비용이 늘면서 수익성이 떨어진 것으로 보고 올해부터는 다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슈완스 인수 효과로 영업이익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거 10년간 CJ제일제당의 M&A 전략이 사업 다각화였다면 향후 M&A 전략은 핵심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며 “슈완스 인수 등 글로벌 M&A는 기업 가치가 올라가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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