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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지방선거 앞두고 양안 갈등 고조... 중국의 돈선거 개입 의혹도

입력
2018.11.22 18:34
수정
2018.11.22 19:10
16면
21일 타이베이에서 열린 민진당 유세에서 시위대가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문구를 들어 보이고 있다. 타이베이=로이터 연합뉴스
21일 타이베이에서 열린 민진당 유세에서 시위대가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문구를 들어 보이고 있다. 타이베이=로이터 연합뉴스

24일 치러지는 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양안(兩岸ㆍ중국과 대만)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의 돈선거 개입 논란과 무력시위,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의 탈중국화 정책에 대한 대만 내 갈등이 겹치면서 벌써부터 선거 이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대만 지방선거는 타이베이(臺北) 등 6개 직할시 시장과 시의원,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등 1,000여명을 뽑는 선거다. 특히 대만 독립 성향의 차이 총통이 집권한 뒤 처음 치러지는 전국 단위 선거란 점에서 주목된다. 실제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민투표 항목에는 2020년 도쿄(東京)올림픽에 대만 국호로 출전하는 항목도 포함돼 있다. 그간 ‘하나의 중국’ 원칙을 부정해온 차이 총통이 이 문제를 공론화해 자신에 대한 중간평가로 삼은 셈이다.

대륙의 중국 정부로서는 달가울 리가 없다. 중국은 관련부처와 관영매체가 총동원돼 국민투표 실시를 비난해왔다. 22일 관영매체를 통해 인민해방군 동부전구의 해군상륙함 제5지대가 최근 동중국해에서 상륙훈련을 실시한 사실을 전격 공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해군상륙함 제5지대는 대만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투입돼 중형 장갑차량 등을 상륙시키는 부대다.

최근 대만 집권당인 민진당과 중국 사이엔 선거 개입 논란도 불거졌다. 이번 선거가 2020년 총통 및 입법의원 선거 전초전인만큼 중국이 야당인 국민당을 직ㆍ간접적으로 지원한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민진당은 원래 당세가 강한 가오슝(高雄)시장 선거에서 이상 징후가 나타난 게 중국의 개입 때문이라 주장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지역 야당 후보 동영상 시청자가 100만명에 달하고 민진당 후보에겐 근거없는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중국의 돈 선거 개입 의혹을 보도했다. 중국은 국무원 대만판공실을 내세워 “근거 없는 날조”라고 반발했다.

대만 내부에서도 차이 총통의 탈중국화 정책 기조를 둘러싼 논란이 심화하고 있다. 대만 중화올림픽위원회(CTOC)가 대만 국호 사용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여기엔 세계적인 배드민턴 선수 저우톈청(周天成), 양궁 선수 레이첸잉(雷千瑩) 등이 배석했다. 저우 선수는 “여러분의 한 표에 체육인의 앞날이 달려있으니 절대 감정적으로 투표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대만 프로야구 협회와 대만 야구협회도 CTOC와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이 같은 체육계의 움직임을 두고도 중국 배후론이 제기됐다. 앞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세 차례나 CTOC에 보낸 서한에서 “대만 국호로는 올림픽에 참가할 수 없다”고 경고한 건 중국 입김 때문이란 주장이 나온 것이다. 중국은 관영매체를 통해 의혹을 부인했지만 결과적으로 대만 내부의 갈등은 갈수록 심화하는 양상이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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