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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정부, 로힝야 송환 계획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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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길 원하는 사람이 없다”
방글라데시 난민위원회가 15일 자국 내에 머물고 있는 로힝야 무슬림 난민의 미얀마 송환 계획의 실행을 중단했다. 누구도 미얀마로 돌아가길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다.
압둘 칼람 방글라데시 난민담당관은 이날 AP통신에 “난민 중 누구도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는다. 우리 관료가 그들이 돌아가도록 강제할 수 없다”라면서 “그들이 귀환을 희망하도록 독려하는 작업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얀마와 방글라데시는 최근 이들 난민의 본국 송환에 합의하고 2,251명을 1차 송환 대상자로 선정해 15일부터 하루 150여명씩 송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난민 대부분은 신변안전과 시민권 보장 없이 귀국할 경우 또다시 극심한 박해와 차별에 시달릴 것이라며 송환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와 국제인권단체 역시 역시 미얀마가 로힝야 난민을 재정착시킬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양국이 합의한 송환 계획에 반대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로힝야 난민 수백여명은 송환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로힝야족이 머물고 있는 콕스바자르 인근 운치프랑 난민촌에서 한 방글라데시 관료가 확성기로 “모든 준비가 끝났다. 버스와 트럭과 음식이 있다. 모든 것을 주겠다. 동의한다면 국경의 중계소로 보내 주겠다”라고 말하자 어린이를 비롯한 수백여명의 난민은 일제히 “가지 않겠다”라고 외쳤다.
잠톨리 난민촌에 있는 세타라(25)와 그의 7살, 4살 자녀는 1차 송환 명단에 있었지만 그의 부모는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세타라는 15일 AP통신에 평소대로 아이들을 학교로 보냈다며 “그들이 내 남편을 죽였다. 나는 여기서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나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명단에 오른 일부 난민은 강제송환이 두려워 다른 난민촌으로 피신하기도 했다.
로힝야 난민은 지난해 말부터 미얀마 정부군과 자경대의 가혹한 공격을 피해 이웃 국가 방글라데시로 대거 피난했다. 미얀마 정부는 로힝야족의 반정부 무장단체를 단속하기 위해 작전을 벌였다고 주장했지만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를 인종 청소에 준하는 대규모 조직적 작전으로 인식하며 강력하게 비판해 왔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14일 미얀마의 실권자인 아웅산수치 국가자문역과 만나 “미얀마군 등이 로힝야를 상대로 자행한 폭력과 박해에는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라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5일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함께 로힝야 난민이 자신의 미래를 자신이 결정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이날 싱가포르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본회의 모두발언에서 “미얀마 라카인주에서 발생한 폭력사태와 대규모 난민 발생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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