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가 보일 만큼 남자들에게 맞아” 이수역 폭행 사건 논란

여성 2명이 남성 4명에게 집단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번지고 있다. 경찰은 일단 관련 남성과 여성들을 쌍방폭행으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이수역 폭행사건 여성 측에서 공개한 당시 사진과 부상 상태. 연합뉴스

서울 동작경찰서는 서울의 한 주점에서 서로 폭행을 가한 혐의로 A(21)씨 등 남성 3명, B(23)씨 등 여성 2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사건은 13일 오전 4시쯤 서울 지하철 7호선 이수역 인근 주점에서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13일 오전 4시 22분쯤 ‘남자 4명에게 여자 2명이 맞았다’는 112신고가 접수됐으며 폭행 과정에서 머리를 다친 여성 1명은 구급대를 통해 인근 병원에 이송됐다. 본인을 사건 당사자라고 밝힌 피해 여성은 한 포털 사이트에 글을 올려 건물을 빠져나가는 남성들이 여성을 발로 걷어차면서 계단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 여성은 “피해자는 뼈가 거의 보일 정도로 뒤통수가 깊이 패여 바늘로 꿰맸으며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상태”라고 밝혔다.

양측의 진술이 상반되는 상황이라 경찰은 목격자 조사와 폐쇄회로(CC)TV 확인 이후 추가조사를 하기로 하고 관련자 모두를 귀가시켰다. 여성 측에서 올린 글에 따르면 다른 이들과 말싸움을 벌이고 있는 여성들에게 남성들이 끼어들어 “메갈년” 등의 폭언을 했으며, 이 과정에서 번진 시비가 폭행으로 이어졌다. 반면 A씨 등 남성 일행은 경찰에서 B씨 등이 주점에서 시끄럽게 떠들어 조용히 해달라고 수차례 요청했고, 시비도 상대가 먼저 걸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이 온라인상으로 알려지고서 가해자의 처벌을 요청하는 국민청원도 많은 동의를 얻고 있다.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이수역 폭행사건’이란 제목의 청원에는 15일 현재까지 약 28만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화장을 하지 않고, 머리가 짧단 이유만으로 피해자 두 명이 남자들에게 폭행당했다”며 “가해자 신원을 밝히고 무자비하게 폭행한 죄에 맞는 처벌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서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양측을 입건한 것”이라며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강력팀이 신속하게 수사 중으로 15일부터 당사자를 소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