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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 신촌-원주캠퍼스 때아닌 통합 논란 몸살

입력
2018.10.03 20:00
수정
2018.10.03 22:5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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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연세대 백양로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 연세대 백양로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캠퍼스를 통합하면 더 이상 명문대가 아니다”, “합칠 거면 전체 동문 허락까지 받아라.”

연세대가 때 아닌 서울 신촌캠퍼스(본교)와 강원 원주캠퍼스(분교) 간 통합 논란으로 시끄럽다. 발단은 지난달 3일 공개된 교육부의 대학 기본역량 진단평가 결과였다. 원주캠퍼스가 하위평가를 받아 정원 10%를 감축해야 하는 ‘역량강화 대학’에 포함되면서 사태 수습을 위해 총장 직속으로 꾸려진 ‘원주혁신위원회’의 논의과정에 여러 대안 중 하나로 ‘캠퍼스 통합’이 거론된 것이다.

신촌캠퍼스 학생들은 페이스북 익명게시판인 ‘연세대 대나무숲’ 등을 중심으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학교 측이 당사자인 학생들을 배제한 채 독단적으로 벌이는 캠퍼스 통합 계획을 규탄한다”는 것이지만 “입학 점수가 현격히 차이 나는 원주캠퍼스와의 통합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속내도 적지 않다.

신촌캠퍼스 학생들은 특히 지난달 27일 김용학 총장이 원주캠퍼스 재학생에게 보낸 단체 이메일을 문제 삼고 있다. 김 총장은 이메일에서 “모두 하나가 된 연세가 위기를 합심해 극복해 나가야 한다”면서 △본교-분교 체제에서 ‘one university, multi campus’로 전환 △원주캠퍼스 명칭 변경 △신촌 캠퍼스와 강의ㆍ연구 교류 활성화 △전공 선택권 강화 등을 언급했다. 본교-분교 체제에서 사실상 벗어난다는 대목이 학생들 사이에서는 ‘두 캠퍼스 통합’ 의미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신현윤 원주혁신위원장은 3일 “혁신방안의 일환으로 신촌캠퍼스와의 교류협력 강화를 논의한 바는 있으나 학생들이 언급하는 ‘통합’과는 괴리가 있다”며 “설사 통합이라고 해도 교육부와 재단 이사회, 학생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성급하게 결론지을 문제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학교 측은 “성급한 반대”라며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진실규명을 촉구한다”며 온라인 상에서 손글씨 릴레이운동을 진행 중이고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학교 측에 정식 면담을 요청해놓은 상태다.

집단행동까지 예고한 학생들의 대응을 놓고 ‘학벌주의 단면’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부실 방만한 행정으로 하위 평가를 받은 것은 원주캠퍼스인데 왜 신촌캠퍼스까지 혼란과 분란을 감수해야 하느냐”는 불만도 나온다. 실제로 고려대 한양대 건국대 등 다른 주요대학들은 본교와 분교가 모두 자율개선대학에 선정돼 별도 평가 없이도 대학혁신사업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연세대 김용학 총장이 지난달 27일 원주캠퍼스 재학생들에게 보낸 메일(왼쪽)과 연세대 대나무숲에 올라온 반발 게시글(오른쪽)
연세대 김용학 총장이 지난달 27일 원주캠퍼스 재학생들에게 보낸 메일(왼쪽)과 연세대 대나무숲에 올라온 반발 게시글(오른쪽)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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