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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인근에 신도시 4, 5곳 조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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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가 한 풀 꺾인 집값을 더욱 확실하게 잡기 위해 정부가 서울과 1기 신도시(분당 일산 중동 평촌 산본) 중간 지역에 330만㎡ 이상 규모의 택지 4,5곳을 새로 조성해 2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대규모 신도시는 더 이상 건설하지 않겠다는 종전의 입장을 바꾼 것이어서 주목된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과 옛 성동구치소 등 수도권 17곳에 모두 3만5,000가구 규모의 신규 택지도 공급된다. 서울 도심 내 상업ㆍ준주거지역의 주거용 건물에 대한 용적률은 상향 조정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국토부는 수도권 공공택지 17곳에서 3만5,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에서는 송파구 가락동 옛 성동구치소(1,300가구)와 강남구 개포동 재건마을(340가구) 등 총 11곳에서 1만282가구가 건설된다. 나머지 9곳(8,642가구)의 구체적 장소는 사업구역 지정과 사업협의 등을 거쳐 서울시가 가까운 시일 내 공개한다.
경기도에서는 광명 하안2(59만3,000㎡, 5,400가구) 의왕 청계2(26만5,000㎡, 2,560가구) 성남 신촌(6만8,000㎡, 1,100가구) 시흥 하중(46만2,000㎡, 3,500가구) 의정부 우정(51만8,000㎡, 4,600가구) 등 5곳에 1만7,160가구가 건설된다. 인천에선 검암 역세권(79만3,000㎡, 7,080가구)이 공급된다. 국토부는 내년 하반기 지구계획 수립과 보상에 들어가면 2021년부터 분양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수도권 주택공급 물량 확대를 위해 모두 44곳의 신규택지에서 총 36만2,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정부는 앞서 14곳(6만2,000가구)의 입지는 발표한 바 있다. 나머지 30곳 30만 가구 중 이날 17곳 3만5,000가구의 구체적 내용을 우선 공개한 것이다.
정부는 나아가 이 외 26만5,000가구 중 20만 가구는 신도시 형태로 공급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서울과 분당ㆍ일산 등 1기 신도시 사이에 330만㎡ 이상 대규모 공공택지를 4,5곳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330만㎡는 주택 4만∼5만 가구가 공급될 수 있는 규모다. 1기 신도시와 비교하면 평촌신도시(511만㎡)에 조금 못 미친다.
정부는 신도시급 택지에는 인프라와 교통망, 자족기능을 갖춘 가치 창출형 주거 공간을 조성해 수도권 중심부의 주거와 업무 기능을 분산 수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업무시설 등 도시지원시설 용지를 확보하고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지역 전략산업 등을 유치하기로 했다. 또 도로, 철도 등 기반시설을 구축해 서울 및 인근 도시로부터 접근성을 높이고 스마트홈, 친환경 에너지 등을 반영해 에너지 절감, 차량정체 해소 등 도시관리 효율성을 제고해 나가기로 했다. 국토부는 우선 연말까지 1,2곳,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나머지 3,4곳의 신도시 부지를 확정해 발표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선 과거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됐다 해제된 광명시흥지구와 고양 장항동 일대, 안양 박달테크노밸리 주변, 하남 감북지구 등을 유력 후보지로 꼽고 있다. 김포신도시와 남양주시 등도 가용 부지가 많아 신도시로 조성될 수 있다.
국토부는 신도시 건설과 병행해 나머지 6만5,000가구는 도심 내 유휴부지와 군 유휴시설,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등 중소 규모의 택지를 조성해 공급하기로 했다. 이중 서울에서 2만가구, 인천에서 5,000가구, 경기에서 4만가구가 각각 공급된다. 도심 내 유휴부지는 공공청사 부지 등 국공유지, 기존 차고지와 철도부지 등이다. 또 이번 발표에선 제외된 서울시의 그린벨트도 중소규모 택지 공급을 위해 포함시킨다는 계획이다. 현재 30만㎡ 이하의 소형 그린벨트 해제 권한은 시도지사에 위임돼 있지만 공공주택 건설 등을 위해서는 정부가 직접 해제할 수도 있다.
국토부는 나아가 서울 도심에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서울시와 협의를 통해 상업지역 주거용 사용 부분의 용적률(400%)을 600%까지 올리고, 준주거지역 용적률(400%)도 500%까지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자율주택사업과 가로주택사업 등 소규모 정비사업의 용적률 인센티브와 사업 요건 등도 완화된다.
이와 함께 정부는 신혼희망타운 공급 속도도 높여 연말까지 택지 확보를 완료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이미 전국 공급목표 10만가구 중 80%인 8만가구를 확보했다. 12월에는 위례와 평택 고덕에서 신혼희망타운이 처음 분양된다.
그러나 정부의 이날 대책은 서울시와 갈등을 빚었던 그린벨트 해제가 결국 포함되지 못했고 3기 신도시의 구체적 지역과 물량도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반쪽자리 공급이란 지적이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이번 공급대책이 부동산시장 안정화에 크게 도움이 되려면 수요가 많은 강남 인근에 그린벨트를 풀거나 서울 지역의 공급을 늘려야 하는데 공급량이 적어 효과가 크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정부가 추가로 30만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는데 오늘 발표한 내용은 10분의 1 수준인 3만5,000가구에 불과하다”며 “서울은 2곳 밖에 공개가 안됐고 그린벨트 해제도 없어 공급 대책 발표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꼬집었다.
반면 그린벨트 직권 해제 언급과 신도시급 4,5곳 개발 등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집값 안정 신호를 줬다는 평가도 없잖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서울에서 9곳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송파구 성동구치소나 강남구 개포동 재건마을 등 인기 지역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수요자들의 기대감이 클 것”이라며 “특히 그린벨트 직권 해제까지 언급하면서 서울에 대한 공급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시장 안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전문위원은 “9ㆍ13 대책과 단기 급등에 따른 휴유증에 공급 계획까지 나오면서 집값은 당분간 조정국면이 예상된다”며 “서울과 1기 신도시 사이에 대규모 택지를 개발해 공급하면 수급 불균형에 따른 서울 주택 수요의 일부분을 흡수할 수 있어 시장 안정에 다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9ㆍ13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주춤하는 모양새다. 이날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35% 상승했다. 여전히 오름세가 이어졌지만 전주(0.51%)에 비해선 상승폭이 축소됐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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