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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뜨거웠던 하루… 문재인-김정은 2박3일 정상회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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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8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3차 남북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결정적인 담판에 돌입했다. 한국 대통령으로는 11년 만에 평양을 찾은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 군사적 긴장 완화 방안도 협의하며 한반도 평화 정착의 전기 마련에 나섰다. 김 위원장도 공항 영접, 카퍼레이드 동승 등 극진한 환대와 함께 남북ㆍ북미관계 개선 의지를 보여 정상회담 결과가 주목된다.
평양 도착 후 백화원 영빈관에 여장을 푼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45분부터 2시간 동안 평양 중구역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김 위원장과 회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은 지난 4월 27일, 5월 26일에 이어 세 번째로, 두 정상은 115일 만에 다시 만났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6ㆍ25전쟁 종전선언과 북한 핵 리스트 신고 문제로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대화 중재 노력에 방점을 찍었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엔진시험장 폐기로 ‘미래핵’ 개발 중단 방침을 밝힌 만큼 이제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 핵물질, 핵시설, 핵프로그램 등 ‘현재핵’을 폐기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게 문 대통령 생각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 리스트 신고 의사를 확인하면 9월 말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종전선언 양보를 얻어낸다는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역사적인 조미대화 상봉의 불씨를 문 대통령께서 찾아줬다”며 ”이로 인해 주변지역 정세가 안정되고,앞으로 조미(북미) 사이에도 계속 진전된 결과가 나올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등 북미대화 진전 가능성을 예상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에 문 대통령은 “판문점의 봄이 평양의 가을이 됐다.평화와 번영의 결실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라고 화답했다.
서울공항 출발 전에도 문 대통령은 “이번 방북으로 북미대화가 재개되기만 한다면 그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전했다. 윤 수석은 “대통령 말씀처럼 우리는 전쟁 공포의 일상화에서 평화의 제도화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남북 정상은 19일 오전 다시 정상회담을 갖고 합의문을 도출, 공동 기자회견도 열 계획이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49분 대통령 전용기 편으로 순안공항에 도착, 김 위원장 부부의 환영 인사를 받은 뒤 공식 환영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순안공항 도착 직후에는 “비행기에서 육지가 보일 때부터 내릴 때까지 북한 산천과 평양 시내를 쭉 봤다.보기에는 갈라진 땅이라고 전혀 느낄 수 없었다”고 방북 소감을 밝혔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나와 비행기 트랩 앞에서 뜨거운 포옹으로 문 대통령을 반겼다. 환영식에선 국가원수 예우의 의미가 담긴 예포 21발이 발사됐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함께 북한 인민군 명예위병대를 사열했고, 무개차에 동승해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까지 평양의 맨해튼으로 불리는 여명거리를 포함해 평양 시내를 관통하는 카퍼레이드도 가졌다.청와대는 “김 위원장이 (집권 후)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연 것은 오늘이 처음”이라며 “김 위원장 부부가 공항에 영접을 나온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친 뒤 평양대극장에서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을 관람했고, 이후 목란관에서 열린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20일 2박3일간의 평양 정상회담 일정을 마친 뒤 남측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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