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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수요 어느 정도 억제" vs "집값 안정 큰 효과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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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9ㆍ13 주택시장 안정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그 동안 다주택자들이 규제를 피할 수 있었던 ‘구멍’까지 차단한 만큼 단기 투기 수요를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조바심이 커진 매수 대기자와 추격 매수자를 진정시켜 관망하게 함으로써 집값 급등세도 어느 정도 진정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공급 부족 해소 방안이 빠졌다는 점에서 시장에 일시적인 충격을 줄 수는 있지만 중장기적인 가격 안정에 기여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은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이전에 나왔던 대책보다 수위가 높다”며 “절세 혜택 등 다주택자들이 임대사업자등록을 역이용 할 수 있었던 여지도 줄어 추가 주택 구입 심리가 상당히 꺾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역시 “수요자들에게 민감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대출과 금리, 신규 주택임대 규제 등 고강도 규제책이 나오면서 지난해 8ㆍ2 대책 못지 않는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1가구 1주택자에 대해서도 양도세 비과세 요건을 강화하고, 종부세 범위를 대폭 확대한 만큼 당분간 시장 수요를 진정시키면서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실질적인 가격조정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갭투자 등을 통해 집을 산 투자자라고 하더라도 시장 상황을 지켜보다 점진적으로 매물을 내놓게 될 것”이라며 “이번 대책 효과는 당장보다는 연말은 지나야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호가위주로 가격이 오른 점을 감안하면 가격 조정이 곧바로 이뤄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이번 대책으로 매수자의 입장에선 급할 게 없어졌다”며 “시장 규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호가가 내려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이번 대책이 시장에 먹힐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을 펼치는 전문가도 적잖다. 현 정부가 그 동안 7차례나 자신 있게 고강도 규제책을 내놨지만 정작 집값은 오히려 오르는 기현상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세제를 통한 규제는 시장에 일회성 충격을 줄 수는 있지만 가격은 결국 수요와 공급에 따라 움직이게 돼 있다”며 “집값 안정에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공급 부족 해소 방안이 구체적으로 포함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평가가 많았다. 일각에선 안정적 공급을 위해 재개발ㆍ재건축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 놨다. 양 소장은 “세제 강화와 함께 집값 급등의 근본적인 문제였던 공급부족을 해소할 수 있는 공급대책이 함께 나왔어야 했다”며 “서울 그린벨트 해제뿐 아니라 강남 재건축 용적률을 높여주는 대신 임대주택을 확보하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공급은 안 하고 규제만 거듭하다 보면 수요 과잉으로 결국 돈 없는 서민이나 무주택자만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21일 그린벨트 해제 등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를 끝낸 신규 공공택지 예정지를 발표하겠다는 계획이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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