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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웹툰 작가 평균수입 연 2억2000만원 ‘대기업 임원급’

입력
2018.09.12 04:40
2면

 

 신인 작가 초봉은 9900만원 달해 

 정식 작가 데뷔까지 혹독한 경쟁 

 대형플랫폼 입성 못한 대다수는 열악 

 웹툰 작가 69%가 3000만원 미만 

 25%는 年 1000만원도 못 벌어 


‘2억2,000만원.’

네이버웹툰이 11일 공개한 자사 플랫폼 활동 작가들의 연평균 수익이다. 인기 웹툰 작가들이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신과함께’ ‘강철비’ 등 웹툰을 기반으로 만든 영화까지 연이어 흥행하면서 절정기를 맞고 있는 웹툰 세계에서 ‘억 소리’ 나는 연봉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는 국내 웹툰 시장을 80% 가까이 점유하고 있는 네이버웹툰의 안정적 수익 구조 덕분에 가능한 극소수 사례로, 억대 연봉을 버는 ‘스타 작가’로 거듭나기까지 지나야 하는 관문들은 절대 통과하기 쉽지 않다는 게 웹툰 업계 목소리다.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2017년 7월부터 2018년 6월까지 1년 동안 네이버웹툰에 작품을 연재한 300여명 작가들의 연평균 수익은 2억2,000만원으로 평균 월급이 1,800만원 수준이다. 정식 작가로 데뷔한 지 1년 미만인 신인 작가들의 초봉은 9,900만원에 달했다. 이는 작가 개인의 TV 출연 등 외부활동을 제외한 순수 웹툰 수익이다.

고연봉이 가능한 이유는 네이버웹툰의 시장 장악력과 안정화된 수익 구조에 있다. 웹툰 통계 분석 업체 웹툰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웹툰 월 페이지 조회 수는 154억9,210만회로 네이버 뒤를 잇는 카카오(18억9,200만회), 레진코믹스(18억7,840만회)의 8배에 달한다. 페이지 조회 수와 방문자 수가 높아야 작가들에게 나눠줄 광고수익이 늘어난다. 네이버웹툰은 광고수익 외에 소비자가 이용료를 내면 다른 사람들보다 웹툰을 일찍 볼 수 있는 ‘미리보기’, 마지막 회까지 끝나 완결된 작품을 유료로 전환하는 ‘완결보기’ 등 추가 수익 통로를 마련해 작가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웹툰 자체 가치가 높아질 수 있도록 하고 작가가 창작에 온전히 집중하도록 수익모델을 다각화했다”고 밝혔다.

이런 꿈 같은 작업 환경을 누리려면 먼저 네이버웹툰 정식 작가로 데뷔해야 한다. 네이버웹툰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누구나 웹툰을 올릴 수 있는 ‘도전만화’에서 높은 인기를 얻어 ‘베스트도전’으로 선정돼야 한다. 그중에서도 조회 수, 댓글 등을 포함한 정량적 수치 기준과 네이버 편집자의 작품 평가를 통과해야 정해진 요일에 정기적으로 연재하는 정식 작가가 될 수 있다.

정식 작가로 데뷔하기까지 혹독한 경쟁을 치러야 한다. 웹툰 전문 교육 업체들이 등장할 정도로 웹툰 작가가 인기 직종으로 떠오르면서 아마추어들이 올리는 작품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본격적으로 웹툰ㆍ만화 전문 교육 학원이 문을 열기 시작한 2015~2017년까지만 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20여 곳이 새로 개설됐다는 게 업계 추정이다. 유명 작가의 문하생으로 들어가 수년을 수입 없이 배워야 했던 과거와 달리 대형 포털 사이트와 웹툰 전문 플랫폼이 다양해진 것도 웹툰 작가 지망생들이 빠르게 늘어난 배경이다. 지난 4일부터 최근 일주일 동안 네이버웹툰 도전만화에 올라온 작품이 537개나 된다. 현재 네이버웹툰 정식 작가(6월말 기준) 약 220명 대부분이 도전만화와 베스트도전을 거쳐 올라온 이들이다.

대형 플랫폼에 입성하지 못한 작가들의 환경은 사뭇 다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만화ㆍ웹툰 작가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총수입이 3,000만원 미만인 경우가 68.7%에 달했다. 1,000만원 미만인 작가도 24.7%였다. 평균 작업 시간 조사 결과에서는 일주일 평균 5.7일, 하루 평균 10.8시간을 웹툰 그리는 데 쓰는 것으로 집계됐다. 일주일 평균 61.56시간을 일하는 데도 턱없이 부족한 돈을 벌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소 플랫폼 관계자는 “국내 웹툰 플랫폼만 50개가 넘는다”며 “최저 수익이 보장되지 않고 일방적 계약 파기 등의 사례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창작에만 집중하면서 돈도 많이 버는 작가가 되려면 대형 플랫폼으로 들어가야 하고, 그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해졌다”고 덧붙였다.

강태진 웹툰가이드 대표는 “평균 연봉 2억2,000만원은 사실 네이버만 가능한 구조”라며 “현재 활동 중인 웹툰 작가가 1,800명이 넘는데 이 중 약 10%만 네이버웹툰에 데뷔하고, 월 2억원 이상을 벌기도 하는 스타 작가는 그중에서도 상위권”이라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네이버는 하위권에 속하는 작가라도 안정적 창작 활동을 하도록 웹툰 캐릭터의 제품화 등 외부 마케팅도 지원하고 있어 평균 수입이 높다”고 말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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