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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12억 넘게 내는 세금, 1억은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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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은 상속 대신 사전 증여
부동산 취득 땐 부부 공동명의로
인테리어 공사 후 영수증 챙기고
연말정산 공제 상품은 미리 가입
“한 사람이 평생 내는 세금을 모두 더하면 12억7,000만원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조금만 신경을 쓰면 이중 1억원은 아낄 수 있다. 절세는 거액의 자산가만 하는 게 아니다.”
남영우(44) 하늘 회계법인 대표는 ‘세테크(세금+재테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공인회계사 겸 세무사다. 서울 서대문세무서 국세심사위원, 대법원 전문심리위원 등으로 활동하는 그는 20년 가까이 세금을 다루며 영세사업자와 중산층을 만나는 동안 느낀 점이 있었다. 바로 납세자 상당수가 자신이 내는 세금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것. 잘못 부과된 세금은 없는지, 세제 혜택이 있진 않은 지 등을 제대로 아는 이도 많지 않다. 안타까운 마음에 그는 4년 전 ‘절세고수의 세금 아껴 1억 만들기’(문학수첩)란 책을 썼다. 세금이라는 딱딱한 단어가 주는 거리감을 없애고자 우리 주변의 이웃을 주인공으로 소설처럼 구성했다. 부동산 거래와 상속ㆍ증여, 연말정산 등에서 절세로 티끌을 모으면 인당 1억원은 저축하는 효과가 있다는 게 핵심이다. 투자 수익이 마땅치 않은 저금리 시대, 물려받은 재산이라곤 자신의 몸밖에 없는 서민들에게 절세는 필수다. 남 대표를 지난 10일 서울 신사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박봉의 직장인도 절세 효과가 볼 수 있나.
“빠듯한 월급을 아껴 적금을 넣는 직장인 중에는 예금금리 0.1%에도 민감하게 반응, 더 나은 조건의 예금 상품으로 옮겨가는 사례가 적잖다. 그런데 정작 이자보다 액수가 큰 세금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민감도가 떨어지는 사람이 많다. 세금을 복잡하고 어려운 불가항력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절세는 마음만 먹으면 당장 실천할 수 있는 현실적인 재산증식 수단이다. 조건만 맞으면 100% 확률로 수익을 볼 수 있고, 손실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다. 금리가 높은 예금상품에 가입한 것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합법적인 틀 안에서 ‘안 내도 될 돈’을 아끼는 절세와 ‘꼭 내야 할 돈’을 꼼수 부려 내지 않는 ‘탈세’는 구분해야 한다.”
-일반인이 세무사를 매번 찾기는 힘들다.
“회계사ㆍ세무사 등 자문을 받는 사람들이 대체로 사업자인 것은 맞다. 그런데 꼭 거액의 상담료를 내고 세무사를 찾지 않아도 방법은 있다. 정부는 국세청 홈택스 서비스(콜센터 126번)를 통해 세목 별로 국민에게 무료 세무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중요한 세법 개정의 경우 평소 언론에서 많이 다뤄지기 때문에 기사를 접하면서 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비과세나 근로장려금 등 새로운 조세지원제도가 생기면 이를 알고 모르고가 절대적 차이를 만든다. 일반인은 세금 고지서에 있는 모든 세금을 당연히 내야 한다고 착각하기 쉽다. 그 중에는 내지 않아도 되는 세금 역시 존재한다는 것을 한번쯤 의심해보자. 작은 관심이 억울하게 낼 세금을 막을 수 있다.”
-실생활 속 대표적인 절세 방법은.
“우리가 보편적으로 접하면서 비교적 금액이 큰 세금은 증여세와 상속세다. 부모님이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고 싶을 때 상속대신 사전 증여를 하면 세금을 아낄 수 있다. 현행 세법에서 10년 누적기간을 기준으로 미성년자에 대해서는 2,000만원, 성인의 경우 5,000만원까지 증여재산 공제로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부모님이 자식에게 증여로 한 번에 1억원을 주는 경우 475만원이 세금으로 나가지만 20년에 걸쳐 2차례 나눠 지급하면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 아이가 어릴 적부터 10년 단위로 사전증여를 하면 자녀가 성장해 경제활동을 하는 나이가 됐을 때 집을 사더라도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돈은 합법적인 자금출처가 된다. 즉, 증여시점은 빠를수록 좋다.”
-큰 돈이 오가는 부동산 거래에서 주의할 사항은.
“통상 주택 취득은 결혼을 하며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이때 1인이 소유하기 보다는 공동명의로 취득하는 게 향후 집을 매매할 때 절세 효과가 크다. 양도세는 양도차익이 클수록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초과누진세율 구조이면서 개인별로 과세된다. 따라서 부동산이 공동명의로 돼 있으면 양도할 때 양도차익이 부부 각각으로 계산돼 한 명이 소유할 때보다 절반으로 줄어 낮은 세율을 적용 받을 수 있다. 양도소득 기본공제 한도는 1인당 250만원인데 이를 부부 2명이 받을 수 있으므로 추가 절세 효과도 있다. 이런 원리는 상속증여에도 적용된다. 부부가 재산을 분할해서 갖고 있으면 배우자 한쪽이 사망했을 때 사망한 배우자의 지분인 50%에 대해서만 상속세가 부과된다. 또한 배우자로부터 증여는 6억원까지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자신의 집을 팔 때도 보유기간을 잘 따져야 한다. 현행법상 1가구 1주택 보유자는 주택의 실거래가액이 9억원을 넘지 않으면 2년 이상 보유 또는 주거를 조건으로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보유기간의 기산점이 되는 부동산 취득일은 대금 청산일 또는 등기접수일 기준으로 산정된다. 막연하게 부동산 계약일로 생각했다가 2년을 채우지 못하고 매매하면 며칠 차이로 거액의 양도세를 내야 한다. 자신의 보유 시점이 불명확하다면 매매 전에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집에 거주하며 인테리어 공사를 했다면 공사비 원가는 부동산 거래 시 집에 대한 비용으로 처리돼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집을 살기 좋게 개선해 가치를 올리는 ‘자본적 지출’에 해당하는 경우다. 이때 인테리어 업체와의 계약서 및 송금내역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꼭 챙겨 놓아야 한다. 모든 절세의 기본은 증빙자료를 철저하게 수집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자료가 없다면 공제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모든 직장인의 고충인 연말정산을 위한 팁은 없나.
“국내 연말정산 체계는 회사가 종업원 대신 해주는 방식이다. 때문에 본인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지 않는 이상 기업의 경리부서에서 제출하라는 서류를 소극적으로 준비하는 차원에 그친다. 미국의 경우 소득세 신고를 본인이 직접 국세청에 보고하는 구조다. 자연스럽게 세금을 접할 기회가 더 많고 절세를 위해 이것저것 알아보는 게 습관이 돼 있다.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 등은 이미 연말정산 시즌마다 뉴스를 통해 다뤄지고 있다. 연말에 임박해서는 가입이 어려울 수 있으니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 쉽게 놓치는 것 중 하나는 같이 살지 않는 부양자 공제다. 비록 한집에 살고 있지는 않지만 생활비를 보내고 있어 실질적으로 모시는 부모님이 있음에도 부양가족으로 올리지 않아 인적 공제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왕왕 있다. 맞벌이의 경우 소득이 많은 쪽에 부양가족 등 기본공제를 몰아서 받는 것이 유리하다. 총 급여의 3%를 초과하는 범위가 공제되는 의료비나 총 급여의 25%를 초과하는 범위에서 공제가 되는 신용카드의 경우 소득이 적은 배우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미처 받지 못한 소득공제가 있다면 5년 전까지 소급해 경정청구가 가능하니 시간이 있을 때 과거 자료를 꼼꼼히 재검토해 보자.”
-절세한 세금은 어떻게 활용해야 하나.
“개인별 상황에 따라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 다만 주변 사례를 보면 대체로 단기적인 기간에는 리스크가 적은 저축성 상품 가입을, 10년 이상 중장기로 접근하면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이 만족도가 큰 것으로 파악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절세도 돈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다. 평소 물건을 살 때 현금영수증 하나까지 챙기며 미리 세금을 준비하는 사람과 수동적으로 세금을 내는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자산의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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