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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천국’ 일본 VS ‘바늘구멍’ 한국… 고용 환경 정반대인 4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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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베이비부머 은퇴 젊은층에 기회
② 관광객 급증 서비스업 고용 확대
③ 임금격차 적어 中企로도 눈돌려
④ 대학들도 취업활동 적극 지원
일본은 한국보다 먼저 찾아온 인구구조 변화와 함께 최근 들어 엔저 지속과 경기회복 효과로 대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을 늘리고 있다. 대졸예정자 고용시장 환경이 양국이 정반대인 가장 큰 요인이다.
문부과학성이 발표한 올해 대학졸업생의 취업률(4월 1일 기준)은 98.0%로 사실상 완전고용인 상황이다. 일본의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올해 3월 기준 7,564만명으로, 1997년 최고치(8,699만명)를 찍은 이후로 계속 감소하면서 일손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후 베이비부머세대인 단카이세대(1947~49년생)가 대거 은퇴한 뒤 젊은 층에게 ‘취업의 문’이 활짝 열린 것이다.
여기에 2차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이 출범한 2012년 12월 이후 엔저와 경기회복 영향으로 일본 기업들이 실적 잔치를 벌이면서 신규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달 1일자 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에 따르면, 지난해에 비해 신규채용을 늘린 회사는 50.2%로, 채용을 줄인 기업(27.1%)을 크게 웃돌았다. 지속적인 엔저 영향으로 일본을 찾는 해외관광객이 급증하는 상황도 음식ㆍ숙박업 등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업 고용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은 베이비부머세대(1955~63년생)가 아직 현직인 경우가 많다. 일본의 사례를 볼 때 이들의 은퇴가 마무리된다면 현재의 청년실업 문제가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기업들의 실적 회복과 채용 문화 변화 뿐 아니라사회의 인식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채성 릿교(立敎)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본 기업은 정년 퇴직자가 발생하면 신규채용으로 대체한다”며 “한국 기업은 신입보다 경력자 채용을 우선하고, 업무 자동화 등으로 채용규모를 줄이고 있어 인구구조 변화만으로는 일본처럼 가시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본 대학생들은 대기업 취업에 실패할 경우 중소기업으로 눈높이를 낮춘다. 신졸일괄채용(新卒一括採用) 문화가 남아 있어 대학 4학년생이 고용시장에서 몸값이 가장 높고, 기회가 가장 많기 때문이다. 한국처럼 대기업 입사와 공무원 시험 준비를 위해 ‘취업 낭인’으로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드물다.
이를 위해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초임 격차가 선결돼야 한다. 지난해 기준 일본의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신입사원의 평균초임은 종업원 1,000명 이상 대기업에서 월 21만1,000엔(약 211만원)이었다. 종업원 10~99명의 소기업의 월 19만9,600엔(약 199만6,000원)과 비교하면 임금 격차가 10% 안팎에 불과하다.
일본 대학은 학생들의 취업활동 지원에도 적극적이다. 지난달 24일 방문한 도쿄(東京) 릿교대 커리어센터에선 취직활동 중인 학생들을 위한 상담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었다. 커리어센터에는 취업 관련 자료뿐 아니라 졸업생들의 근무처와 연락처를 검색할 수 있는 컴퓨터가 설치돼 있었다. 학생들이 원하는 회사에 근무하는 선배와의 네트워킹을 통해 보다 생생한 정보를 얻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치가와 다마미(市川珠美) 릿교대 커리어센터 과장은 “커리어센터가 하는 일은 학생 스스로 적성에 맞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치가와 과장 외 커리어센터 직원들은 취업상담 관련 자격증 소지자들이다. 그는 “일본 기업은 신입채용 시 학교성적과 토익 점수 같은 스펙보다 학생의 잠재력을 중시한다”며 “수업뿐 아니라 서클활동, 해외여행, 인턴십 등 다양한 경험으로 얻은 자신의 장점을 논리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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