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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를] 쓰레기 마구 버리고 흡연구역 있으나 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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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 진화 못 따라가는 에티켓
시설과 기능은 나날이 진화하고 있지만, 휴게소는 ‘비(非)매너 이용객’에 신음하고 있다. 단체 관광객들의 쓰레기 무단투기, 흡연구역 및 장애인 주차구역 미준수 등 유형도 가지가지다. 이용객들의 시민의식이 휴게소 진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25일 오후 2시쯤 영동고속도로 강릉대관령휴게소(인천방향)의 분리수거쓰레기통을 열어 보니, 분리수거 표기는 깡그리 무시된 채 온갖 쓰레기가 뒤섞여있었다. 이곳에서 일하는 나영배씨는 “일반쓰레기를 비롯해 종이팩, 유리병, 플라스틱, 캔 등 다섯 종류의 재활용쓰레기를 분리할 수 있도록 각각의 쓰레기통이 마련돼 있지만 어느 하나도 제대로 분리되지 않고 있다”고 고개를 저었다. 분리수거만 제대로 이뤄지면 재활용품이 담긴 봉지를 적치장으로 그대로 옮길 텐데 이용객 대부분이 이를 잘 지키지 않아 수거한 쓰레기를 다시 풀어 새로 분리수거를 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한다.
그는 “일을 하다 보면 상상을 초월하는 쓰레기들이 나올 때도 많다”고 했다. 음식물쓰레기, 그 가운데서도 관광버스가 지나갈 때마다 뭉치로 버려두고 가는 잔치음식 등이 가장 처치 곤란이다. 나씨는 “성수기 기준 50ℓ 봉지 100개 분량의 쓰레기가 나온다”고 했다. 양양휴게소 내린천휴게소에서 만난 청소담당 직원 황한주씨도 “관광버스가 한 번 왔다 가면 쓰레기통 안dl 김치와 고기조각 등 음식물쓰레기 잔치”라며 한숨을 쉬었다. 휴게소 여러 곳에서 만난 서너 명의 청소담당 직원들은 저마다 겪어 본 ‘최악의 쓰레기’로 아기 기저귀, 수박껍질, 구토 봉지 등을 꼽았다. 심지어 낚시로 잡은 물고기를 날 것 그대로 버리고 간 손님도 더러 있다고 한다. 이 경우엔 낚시바늘까지 함께 버려져 자칫 큰 부상을 부를 수도 있다. 나씨는 “자신의 집이라면 이렇게 무질서하게 버릴 수 있겠느냐”고 어이없어 했다.
사정은 화장실도 마찬가지. 영동고속도로 문막휴게소(인천방향) 청소담당 직원 홍필자(61)씨는 “생리대 수거함을 열기가 겁난다”고 했다. 최근 화장실 칸마다 휴지통을 없애는 추세에 따라 이곳의 화장실 30칸에도 모두 휴지통을 없애고, 대신 생리대수거함을 따로 벽에 부착했다. 이후 화장실을 이용한 시민들이 수거함 안에 휴지를 넣거나 화장실 안 아무데나 쓰고 난 휴지를 투척하는 행위가 비일비재하단다.
흡연구역이나 장애인 주차구역을 지키지 않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여전하다. 실제 이날 동해휴게소에서는 금연구역을 알리는 표지판 앞에 서 버젓이 담배 연기를 뿜는 끽연가들이 다수 목격됐다. 그들이 머문 자리 근처에는 담배꽁초 30여개가 깔려있었다. 표지판이 안내한 흡연구역은 불과 그곳에서 50m 떨어진 거리에 있다.
휴게소마다 이용객이 붐비는 주말이면 상대적으로 여유 공간이 있는 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하는 일반 차량도 눈에 쉽게 띈다. 장애인 주차구역 이용대상자인 최모(32)씨는 “급하고 답답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장애인 주차구역을 이런 식으로 하나 둘씩 무시하면 제도를 시행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안타까워했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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