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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MBC 파업 이후, 보수정권 실세 추천받은 기자들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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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채용된 경력 12명 중 8명
이정현ㆍ홍문종 등 추천서 제출
세월호 등 질문 통해 성향 검증도
입사 후 정치 데스크 등 요직 차지
MBC가 2012년 노동조합 파업 이후 정권 실세 정치인들 추천을 받은 이들을 대거 경력기자로 채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파업으로 부족해진 인력을 ‘회사와 정권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채웠다는 그간의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 것이다. 또 노조 가입 여부를 철저히 캐물으며 사상 및 성향을 검증하는 등 채용 과정에서도 불법과 비위가 난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내부 감사를 해 온 MBC는 조만간 이 같은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26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 MBC는 2014년 3차례에 걸쳐 헤드헌팅(Head Huntingㆍ재취업중개)업체를 통해 경력기자 12명을 채용했다. 특히 8명은 청와대나 새누리당 출입을 하면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과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등 당시 청와대와 여당 실세 정치인들의 ‘추천서’를 받아 MBC에 제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언론계 이직 과정에서 ‘평판 조회’는 통상적으로 이뤄지지만, 추천서를 요구하거나 이를 제출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이 전 수석은 본보와 통화에서 “추천서를 써줬는지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아마도) 해줬다면 긍정적으로 답하긴 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전 수석 이름이 적시된 당시 추천서에는 ‘그 동안 보여준 역량을 볼 때 훌륭한 기자로서 소임을 다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당시 MBC 내부에서는 “정권 실세를 등에 업고 입사한 정치부 기자들이 많다”는 얘기가 나왔다. 철저한 성향 검증을 통과하고 당시 여권인 보수여당과 관계가 좋은 중견 기자들을 통해 사측이 “본격적인 ‘관언(官言) 유착’을 시도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이어졌다. 실제 이들 채용 과정에서 세월호 참사,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한 의견을 묻는 식으로 ‘성향 검증’이 세밀하게 진행됐다. 이들은 MBC 입사 이후 정치부 데스크 등 주요 요직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헤드헌팅 채용은 외부에 자격 요건 등을 공고한 뒤 절차를 진행하는 일반 언론사와 다른 채용 방식이다. 익명을 요구한 MBC 관계자는 “2012년 파업 때 시용(일정기간 근무 뒤 정규직 전환)기자 등을 많이 뽑으면서 회사 안팎의 비난이 일자 인력수급 방식을 갑자기 바꾼 것”이라고 했다. MBC는 앞서 2012년 노동조합 파업 당시 4차례에 걸쳐 전문직과 시용기자 등 명목으로 26명을 채용했다.
이재경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자신들 입맛에 맞는 사람만 뽑은 사사롭고 수준 낮은 인사채용”이라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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