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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을 제명하라” 구호 등장한 민주당 전대... 갈등 봉합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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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ㆍ김진표ㆍ송영길, 지지자 어깃장 응원전
친노ㆍ친문ㆍ신문으로 갈려 계파 분화 확인
더불어민주당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제3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는 친문(재인) 분화를 뚜렷이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2년 전 친문 진영의 압도적 지지를 등에 업은 추미애 대표가 당선되던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친노(무현) 좌장으로 추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의 지지를 받는 이해찬 후보와 전해철 의원 등 핵심 친문을 등에 업은 김진표 후보간의 간극이 두드러졌다.
25일 서울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을 가득 채운 1만2,000여명의 민주당 대의원들은 8ㆍ25전대 시작부터 지지 후보에 따라 날 선 응원전을 펼쳤다. 특히 이 후보가 지지자들을 격려하며 중앙출입구로 입장하려고 하자, 김 후보 지지자들은 “김진표”를 외치며 어깃장을 놨다. 이 후보 지지자들이 이에 맞서 '이해찬'을 연호하며 지지세 경쟁을 벌였다. 김 후보 지지자들은 투표ㆍ개표가 이뤄지는 동안 “이재명을 제명하라”는 구호를 연호하는 등 경선 초반 이 후보와 김 후보간 신경전의 주된 소재가 됐던 이재명 경기지사 문제의 불씨가 아직 완전히 꺼지지 않았음을 분명히 했다.
정견발표에서도 상대를 겨냥한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먼저 단상에 오른 김 후보는 "여당 대표는 처신이 중요하다. 오만과 불통의 리더십으로는 안 된다"며 "국민에게 욕 먹고 대통령에게 부담만 드리게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후보의 약점인 불통 이미지를 부각하는 동시에 이 후보가 당대표가 되는 것이 문 대통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당내 우려를 드러내려는 의도다. 김 후보는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님을 외롭게 해서는 안 된다"며 본인이 친문 대표주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뒤이어 단상에 오른 이 후보는 “저의 건강을 거론할 때도 참았다. 이해찬에게 배후세력이 있다는 마타도어(흑색선전)도 웃어넘겼다”며 불쾌감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우리가 갈등과 분열에 빠지면 문재인 정부도 불행도 불행해진다”며 “저 이해찬, 더 유능한 민주당, 더 강한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 당당히 나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전 수구세력의 비난과 진보 진영의 이탈에 (당이) 흔들리고 있다"며 "더 이상 흔들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심이 없어야 공정할 수 있고,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당을 운영할 때 민주당은 강해진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정견발표 도중 "맞습니다, 맞고요"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성대모사를 하기도 했다. 강성 이미지를 희석시키면서도 자신이 친문의 뿌리인 친노계의 좌장이라는 점을 드러내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이 후보와 김 후보는 전대 기간 내내 당 주류의 주인 자리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신경전이 과열되면서 전대는 혼탁선거로 치달았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문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서서히 당내 갈등도 표출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쏟아낸다. ‘신문’을 자처하고 있는 송영길 후보는 이를 두고 "이·김 후보를 둘러싸고 치열한 세력 간 계파 싸움이 진행되고 있다"며 당의 분열이 걱정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야 4당 가운데 자유한국당만 불참해 눈길을 끌었다. 전대가 당의 가장 큰 행사인 만큼 당 인사 한 명씩 참석하는 것은 정치권의 관례다. 바른미래당은 오신환 의원이, 민주평화당은 허영 최고위원, 정의당은 추혜선 의원이 참석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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