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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대부분 네티즌인데 인터넷 투표 왜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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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크 전 에스토니아 법무장관
“2005년 인터넷 투표 도입
민주주의 발전에 심대한 공헌
전체주의 국가에선 조작될 우려”
에스토니아 인터넷 투표(I-voting) 도입을 추진한 마르트 라스크 전 법무부 장관은 “2005년 인터넷 투표의 도입이 오늘날 에스토니아 민주주의 발전에 심대한 공헌을 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4일 수도 탈린 중심가에 위치한 변호사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에스토니아 민주주의 발전에 대한 높은 자부심을 드러냈다.
라스크 전 장관은 1999년부터 2003년까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인터넷 투표를 추진한 주역이다. 당시 그는 개혁당(Reform Party) 소속으로 2000년대 초반 인터넷 투표를 반영하는 선거법 초안을 제시하며 인터넷 투표 도입 움직임에 불을 붙였다.
인터넷 투표는 도입 당시 정치권의 반발 등을 극복하고 우여곡절 끝에 이룩한 그의 성과물이다. 기술적 문제뿐만 아니라 정치적 문제도 내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인터넷 투표 특성상 정보격차로 인해 젊은 유권자층만 참여한다는 평등선거 위배의 문제와 해킹으로 비밀선거의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2005년 아르놀드 뤼텔 전 대통령이 의회에서 통과된 인터넷 투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며 무산 위기까지 처했다. 그러나 대법원이 지방선거 한 달을 앞둔 9월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상황이 급반전해 2005년 10월 전세계 최초로 전국단위 선거가 인터넷 투표로 치러지게 됐다.
그는 여전히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고 믿는다. 그는 “당시 우리는 전자정부를 추진했고, 가장 간편하고 가장 빠른 방법으로 투표할 수 있는 수단을 도입한 것은 당연한 논리적 결론이었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그는 “에스토니아 국민 80%가 인터넷을 사용하는데 왜 투표는 인터넷으로 할 수 없었겠느냐”고 반문했다. 기술 발전에 맞춰 국가는 유권자의 참정권을 최대한 보장해줘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그러나 인터넷 투표가 만능이라는 의미는 아니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라스크 전 장관은 “민주주의 제도가 정착되지 않은 나라들이 있는데 그런 나라까지 인터넷 투표가 확산되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조작 가능성 때문이다. 그는 “만약 전체주의 국가인 북한에서 온라인 선거를 치른다면 100% 조작되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탈린=글ㆍ사진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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